['주택시장 안전판' 대한주택보증] "부동산시장 급변 대응…주택경기·서민주거 안정 상품 개발에 집중"

인터뷰 - 김선규 대한주택보증 사장

부동산 금융도 창의력 필요…주택보증제 수출 추진
소형 임대주택 보증…정비사업자금대출보증 등 신상품 내놓고 마케팅 강화

건설사 부도·주택시장 불안에도 신용평가 최고등급 'AAA' 받아
끊임없는 연구개발·서비스 강화…민간기업 장점과 공기업 신뢰 결합
새로운 성장동력 찾아 나갈 것
“부동산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는 창의적 도전 정신이 필요한 때입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새로운 수익 기반을 창출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김선규 대한주택보증 사장(60·사진)은 “주택시장 안정과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사회안전망 기능을 담당하는 공기업으로서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는 공적 역할을 꾸준히 발굴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올해 1월 대한주택보증 사장으로 취임한 김 사장은 현대건설에서 잔뼈가 굵은 민간기업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1977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이래 관리본부장(CFO), 영업본부장(부사장) 등을 거쳐 2009년부터 현대건설 자회사인 현대도시개발 대표를 지냈다. 김 사장은 “민간기업의 장점과 공기업의 역할을 적절히 조화시키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민간기업 출신으로 취임 후 느낀 점은 무엇입니까.

“직원 개개인의 업무 역량은 매우 우수하지만 기업문화와 고객서비스 부분에 있어서는 공기업 특유의 경직된 분위기가 남아 있습니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민간 경영기법을 합리적으로 접목시켜 보다 경쟁력 있는 공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하는 것이 경영자로서의 역할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변화를 위해 소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CEO 특강을 실시하고 CEO 호프데이, 전사 핵심가치 공유 워크숍 등 임직원이 화합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고 있습니다. 또 창의적인 시각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조직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고객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작은 부분부터 개선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그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장 환경 변화로 대한주택보증의 공적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습니다.“무엇보다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장기간 침체돼 있습니다. 인구구조 변화로 과거처럼 집값이 급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측도 많습니다. 정부의 정책 방향도 양적 공급 위주에서 주거 복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점차 변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시장과 정책 흐름에 맞춰 대한주택보증도 소형 임대주택의 공급 확대와 서민 주거 안정을 지원하는 신규 보증상품을 출시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상품 출시 외에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CBO) 매입, 환매조건부 미분양주택 매입 등을 통해 건설업계에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운용에 있어서도 PF 보증요건 완화, 미분양 매입가격 상향 등을 통해 중소 건설사업자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 등에 힘입어 분양보증 사고가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했던 분양보증 수입을 대체할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시급할 것 같습니다.

“국내 주택시장은 이제 만성적인 초과 수요가 존재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성숙기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택 보급률이 100%를 웃돌고 저출산, 고령화 추세와 1~2인 가구 증가 등으로 주택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죠. 부동산 금융시장의 발달로 주택 관련 금융상품 수요도 이전보다 훨씬 다양해지는 추세입니다. 대한주택보증도 부동산 금융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반영하고 다양화된 고객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보증상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올 들어 ‘전세자금대출보증’ ‘정비사업자금대출보증’ ‘주택임차자금보증’ 등 서민 주거 안정과 주택경기 활성화에 기여하는 신상품 8건을 출시했습니다.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친 결과 출시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총 7조1000억원 이상의 보증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글로벌 보증기관으로 성장하기 위해 주택보증제도를 수출하는 방안도 추진 중입니다.”▷건설사 부도의 영향은 없습니까.

“사실 취임 초기엔 저도 우려했습니다만 안심해도 좋습니다.(웃음) 지난 7월에도 유동화 증권 발행을 위해 기업신용평가를 받은 결과 최고등급인 ‘AAA’를 받았습니다. 주택 분양보증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사업 기반 확보, 현금성 자산 등 풍부한 유동성과 우수한 재무구조, 정부 지원 가능성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죠.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국내 주택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뢰할 수 있는 공적 보증기관으로서 지위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신용평가 최고등급 획득을 통해 좋은 조건으로 유동화 증권을 발행할 수 있게 된 만큼 앞으로도 주택건설자금 공급원으로서 역할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한주택보증이 지니고 있는 핵심 역량은 무엇입니까.“취임 후 1년 가까이 경영을 맡아 보니 공기업 시스템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투명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대한주택보증은 무엇보다 분양보증 등 주택보증 관련 사업에서 국내 최고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최대 강점입니다. 다시 말해 풍부한 현금 유동성과 안정된 재무구조, 주택보증사업 리스크 관리능력이 핵심 역량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수한 인재와 윤리적 기업문화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윤리경영과 사회공헌활동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돈 버는 기업 10년 가고, 존경받는 기업 100년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기업은 지역사회와 국민경제에 뿌리를 두고 성장해 가는 만큼 경제적 영역을 넘어 윤리적 책임을 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대한주택보증은 국민 주거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입니다. 주거 소외계층을 돌보는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대한주택보증은 우수한 윤리경영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미 직원의 윤리실천 수준도 상당한 궤도에 올라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임직원 비리 문제가 불거진 적이 없습니다.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펼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거 소외계층에 대한 후원금액이 100억원대에 달합니다. 지난 6월에는 소외계층의 주거 여건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가보훈처장 표창을 수상했고, 최근에는 동반성장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기업문화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CEO의 추진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윤리경영을 3대 경영방침 중 하나로 정한 것도 그 때문이죠. 매달 한 번 이상 실시하는 사회공헌 활동도 그동안 빠짐없이 참여했습니다. CEO가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