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 누가 더 셀까 … 자동차 시장 놓고 '한판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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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7-그랜저, K3-아반떼, 쏘렌토R-싼타페 등 대결 구도 강해질 듯
현대·기아자동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을 놓고 치열한 선점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기아차가 올 하반기 승부수로 내놓은 신차들이 현대차의 주력 차종과 겹치면서 형제그룹 간 판매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기아차는 지난 13일 신차 ‘더 뉴 K7’을 선보이며 준대형차 판매 확대에 나섰다. K7은 현대차 그랜저와 판매 경쟁을 벌인 동급 차종. 올 들어 10월까지 판매대수는 작년보다 37% 감소한 1만2388대에 그쳐 그랜저(7만2754대 판매)에 밀렸다.
기아차는 3년 만에 디자인·편의 사양 등 상품성을 개선한 K7 개조차를 내놓고 심기일전을 노리고 있다. 소비자 가격은 2935만~4220만 원으로 그랜저(2994만~4271만 원)보다 조금 싸다.
서춘관 기아차 국내마케팅실장(상무)은 “신형 K7을 국내에서 월 3000대 이상 판매해 준대형차 점유율 30%를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올 하반기 들어 현대차와 기아차의 형제 싸움은 준중형 차급에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올 9월 출시한 기아차 K3는 지난달까지 사전계약 실적 2만 대 이상 올려 베스트셀링카 아반떼의 강력한 적수로 떠올랐다. 지날 10월 K3 출고대수는 7632대로 9812대를 판매한 아반떼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앞서 올 여름엔 기아차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쏘렌토R 새 모델을 내놓고 신형 싼타페에 도전장을 던졌다. 싼타페는 올 4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5만대 이상 팔려 SUV 판매 1위를 기록중이다. 기아차는 싼타페에 몰린 중형 SUV 고객층을 잡기 위해 쏘렌토R 개조차를 내세웠다. 이밖에 대형 차급에선 기아차 K9과 현대차 제네시스가 경합 중이다. 정몽구 회장이 직접 신차 발표회에 나설 만큼 기대를 모았던 K9은 수개월 간 판매량이 꾸준히 감소해 신차 효과를 못냈다.
제네시스는 K9 출시 이후로도 월 1000대 이상 팔리지만 K9 판매량은 지난달 500여대로 떨어졌다.
유럽과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선 기아차가 현대차보다 빠른 속도로 판매량이 늘고 있다.
미국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가 최근 발표한 올해 ‘차량 신뢰도 평가(2012 Car Reliability Survey)’에서 현대차는 지난해 대비 6단계 하락한 17위를 기록했다. 반면 기아차는 지난해 12위에서 10위로 도약하면서 현대차보다 높은 신뢰도를 얻었다.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과거에 비해 기아차 품질이 현대차과 동일한 수준으로 올라왔고 디자인 분야에서 차별화를 시도한 대목이 브랜드 이미지의 상승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