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가방 앞세운 패션사업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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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 인수 10개월…수입 브랜드 빠졌어도 매출 선방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홈쇼핑을 통해 올해 1월 인수한 국내 패션기업 한섬에 대한 정비작업을 마치고 본격적인 패션사업 확대에 나섰다. 한섬 브랜드의 가방·지갑 등 액세서리(잡화) 부문을 보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한섬을 인수한 이후 일부 계약 만료돼 이탈한 브랜드도 있지만, 매출은 작년과 비슷했다. 한섬은 올 들어 3분기까지 매출이 319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 줄어드는 데 그쳤다고 14일 금융감독원에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484억원으로 26.0% 감소했다. 백세훈 한섬 마케팅실 차장은 “한섬의 수입 브랜드 수는 줄었지만 한섬을 인수하기 전과 후의 매출에는 변동이 없을 정도로 자체 브랜드 매출이 좋았다”고 말했다.한섬은 지난 7월 신세계인터내셔날(SI)에 지방시·셀린느 등 해외 브랜드 2개의 국내 판권을 넘겨줬다. 지금은 타임·타임옴므·마인·시스템·시스템옴므·SJSJ 등 고유 브랜드와 랑방·랑방컬렉션·끌로에·씨바이끌로에·쥬시꾸뛰르·올라카일리·앤드뮐뮈스터·톰그레이하운드다운스테어즈 등 수입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가 판매하는 발렌시아가의 계약기간도 올해 말로 끝나고, 내년부터는 이탈리아 본사에서 직접 판매하게 된다.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현대백화점은 지난 5월 쥬시꾸뛰르 올라카일리 등 현대백화점의 해외브랜드를 모두 한섬에 넘겨 통합 관리하는 내용의 전략적 제휴도 맺었다. 또 ‘H컬렉션’을 통해 한섬의 브랜드파워를 키우는 동시에 새 사업으로 가방을 전면에 내세워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이 패션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9월 말 오픈한 H컬렉션을은 한섬의 타임·마인·시스템·SJSJ 등 4개 자체 브랜드의 가방만 따로 모아 판매하는 멀티숍이다. 현대 압구정본점 지하 2층에 46.3㎡(약 14평) 규모로 연 이후 한 달 동안 42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백화점은 내년부터 H컬렉션에서만 판매하는 가방을 따로 제작하는가 하면 지갑 벨트 등 소품류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 파리의 ‘포릭 스위니’, 런던의 ‘소피 휼미’, 뉴욕의 ‘보이’ 등 외국에서 인기있는 가방 브랜드도 들여놓을 계획이다. 한섬이 수입하는 랑방의 가방도 본 매장에 없는 제품을 H컬렉션에서만 판매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또 지난 9월 말 한섬의 수입 멀티숍 ‘톰그레이하운드다운스테어즈’를 본점 지하 2층에 82.5㎡(약 25평) 규모로 마련, 한 달 동안 1억6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음달 중순께 무역센터점에도 입점시킬 계획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