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부산"…롯데-신세계, 아울렛 '3차 大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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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Story 롯데, 부산시와 프리미엄 아울렛 건립 MOU
롯데, 2015년 개장
내년 9월 문 여는 신세계 아울렛과 파주·여주 이어 맞짱
얼굴 붉히는 유통 맞수
"상권 커졌지만 불편"…신세계 인천점도 마찰
유통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가 부산에서 ‘교외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또다시 맞붙는다. 경기 북부(파주)에서 경기 서남부(여주·이천)로 이어지는 양사 간 ‘아울렛 대전’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롯데백화점은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조성 중인 ‘동부산 관광단지’에 국내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아울렛을 건립하는 투자 양해각서(MOU)를 부산시 및 부산도시공사와 16일 맺는다고 14일 발표했다.기장군 기장읍 대변·시랑리 일대(부지 366만2725㎡)에 들어서는 동부산관광단지에는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골프장, 아쿠아리움, 테마파크, 호텔, 국립과학관, 전통 한옥마을 등 다양한 관광 인프라가 조성된다. 롯데는 이 중 부지 10만㎡를 사들여 2015년 개장 목표로 매장면적 5만3000㎡ 규모의 ‘동부산 프리미엄아울렛’(조감도)을 짓기로 했다. 투자금액은 건축비를 포함, 3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부산시는 예상하고 있다. 이영활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롯데의 투자로 동부산관광단지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국내 관광객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외국 관광객에게 매력적인 쇼핑·관광시설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의 동부산 아울렛은 신세계가 내년 9월 개장 예정으로 기장군 장안읍에 매장 면적 3만1380㎡ 규모로 짓고 있는 ‘부산 프리미엄아울렛’과 14㎞ 떨어져 있다. 신세계가 해운대 센텀시티점과 아울렛을 연계해 발전축으로 삼으려는 ‘신세계 관광 벨트’의 중간 지점이다. 롯데와 신세계 아울렛 모두 부산과 울산, 대구를 아우르는 영남권을 주요 상권으로 삼아 부산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을 겨냥해 상품·매장을 구성할 예정이어서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등 주요 부문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롯데와 신세계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교외 프리미엄아울렛’ 사업부문에서도 번번이 부딪쳐 왔다. 양사가 정면으로 충돌한 곳은 경기 파주다. 롯데가 임대차 계약을 맺고 매입 협상을 벌이던 부지를 신세계가 2009년 초 사들여 지난해 3월 아울렛을 개장했다. 롯데는 신세계 파주점과 5.6㎞ 떨어진 곳에 지난해 말 더 큰 규모로 아울렛을 내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양사가 두 번째로 맞붙을 곳은 경기 서남부지역이다. 롯데는 ‘국내 1호 프리미엄아울렛’인 신세계 여주 아울렛에서 20여㎞ 떨어진 이천시 호법면에 매장면적 5만3000㎡의 초대형 아울렛을 조성, 내년 9월 개장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이에 맞서 2014년까지 여주 아울렛 규모를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신세계 인천점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이번 롯데의 부산 아울렛 진출 발표로 더 깊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는 지난 9월 신세계 인천점 부지와 건물을 사들이기로 인천시와 계약을 맺었고, 신세계는 인천시를 상대로 매각 금지를 위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는 등 반발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이미 상권을 개발했거나 건립 중인 지역 인근에 롯데가 치고 들어오는 행태는 달갑지 않다”며 “기장군 상권이 더 커지는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형/부산=김태현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