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교역조건지수 사상 최고…원자재값 하락·수출 증가

수출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양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 하락과 수출 증가가 맞물리면서 국민들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사상 최고로 치솟았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3분기 무역지수·교역조건지수’를 보면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46.0으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8년 이후 가장 높았다. 작년 3분기(137.3) 대비로는 증가율이 6.3%에 달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뜻하며 2005년 100이 기준이다. 즉 2005년에는 한국이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살 수 있는 상품이 100개였다면 지금은 146개라는 의미다. 그만큼 대외 교역을 통한 구매력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경기 침체 속에서 소득교역조건지수가 큰 폭으로 개선된 데는 수출 물량 증가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3분기 수출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다. 국산 제품의 수출 단가가 5.7% 하락했지만 원자재 등 수입제품 단가는 7.4% 하락,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개선된 것도 구매력 향상에 영향을 줬다. 3분기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05년 100 기준)는 80.2로 2010년 4분기(84.1) 이후 가장 높았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00개를 수출해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다.

최병현 한은 국제수지팀 조사역은 “수출 단가보다 수입 단가가 더 큰 폭으로 떨어진 데다 수출 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구매력이 높아졌다”면서도 “교역조건은 분배 구조가 감안되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의 체감경기와는 괴리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