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 수령액 내년부터 3% 줄어든다

70세 가입자 3억 집 맡기면 月 103만9000원→100만8000원

주택금융公, 저리 전세대출 출시
내년 초부터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사람은 같은 가격의 집을 맡겨도 이전보다 3%가량 적은 금액을 연금으로 받게 된다.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받기를 원한다면 올해 말까지 가입하는 게 유리할 전망이다.

서종대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주택가격 상승률은 하락하는데 기대수명은 늘고 있어 내년부터 주택연금 실수령액 기준으로 3% 내외의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따라 내년부터 주택연금 가입자 연령과 주택가격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3%씩 지급액이 감소하게 된다. 예컨대 70세 가입자가 3억원짜리 집을 맡길 경우 올 연말까지 가입한 사람은 사망 시까지 매달 103만9000원을 받지만, 내년 초 이후 가입한 사람은 3만1000원 적은 100만8000원을 받게 된다. 다만 기존 가입자의 수령액은 바뀌지 않는다.

공사가 올초에 이어 내년에 다시 주택연금 지급액을 줄이기로 한 이유는 부동산시장 침체로 주택가격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어서다. 서 사장은 “2007년 주택연금을 도입할 당시 장기 주택가격 상승률을 평균 3.5%로 적용하다가 올해 초 3.3%로 조정했지만 최근 용역 결과에서는 다시 2.9%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담보로 잡은 집값이 덜 오르면 가입자가 사망한 후에 집을 처분해야 하는 공사 입장에서는 연금 지급액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고령화로 기대수명(앞으로 기대할 수 있는 평균 생존기간)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반영했다. 매년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해 지급액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게 서 사장의 설명이다. 공사는 현재 통계청의 2010년 생명표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60세 성인의 기대수명은 23.92년, 70세 성인의 기대수명은 15.78년으로 보고 있다. 주택연금 수령액은 통상 주택가격상승률과 기대수명, 기준금리 등의 변수를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토대로 산정하고 있다.

주택연금은 60세 이상자가 보유 중인 시가 9억원 이하 주택을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노후 생활자금을 연금 형식으로 받는 제도다. 연금은 정부가 지급을 보증하고 부부가 모두 사망할 때까지 준다.

현재 가입자는 1만1408명(지난달 말 기준)이다. 늦게라도 안정적 노후 준비를 위해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공사에 따르면 가입자의 월 평균 연금 수령액은 103만원이며 가입 당시 평균 연령은 73세로 파악됐다. 가입자들이 담보로 내놓은 주택의 평균 가격은 2억7800만원이다.한편 공사는 시중은행들과 협의해 저금리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내년에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시중은행 기준으로 연5.5% 수준인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끌어내리기 위해서다. 서 사장은 “현재 연5.5% 수준인 대출금리를 연 4.5% 선으로 낮춰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급증세를 보이는 장기·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인 적격대출은 내년부터 ‘속도 조절’에 나설 방침이다. 대출채권을 토대로 공사가 발행할 수 있는 주택저당증권(MBS) 총액에 제한이 있는 데다 과당경쟁에 따른 대출부실화 우려도 있어서다. 공사는 이미 적격대출이 급증한 일부 시중은행에 이런 입장을 전달했다. 올초 출시된 적격대출은 누적액 기준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