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계절 제설기로 해외 '눈길'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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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설기 업체 스노우테크, 중진공 지원으로 수출 늘려
‘눈은 겨울에만 내린다.’
이 같은 통념을 깬 업체가 있다. 충청북도 충주에 있는 제설기 업체 스노우테크(사장 김주식·45)가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2003년 겨울뿐만 아니라 사계절 내내 눈을 만드는 ‘사계절 제설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벤처다. 김주식 스노우테크 사장은 “스키장 등에서 사용하는 일반 팬 타입 제설기는 겨울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며 “이를 극복한 사계절 제설기로 제설기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팬 타입 제설기는 실외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사계절 제설기는 실내에도 설치가 가능하다.
2000년 출범한 스노우테크는 외국 제품에만 의존하던 팬 타입 제설기를 국산화했다. 이뿐만 아니다. 상온에서도 눈을 만들 수 있는 제설기도 개발했다.
김 사장은 한 스키장 자재 구매팀장으로 일했다. 그러던 중 외국산 제설기를 사용하면 수리를 하거나 성능을 개선할 때 오랜 시간이 걸려 비용이 많이 든다는 걸 알았다. 애프터서비스에 문제점이 컸던 것. 그는 4년 동안 연구·개발(R&D)에 매진한 끝에 팬 타입 제설기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판로를 개척하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외국에 진출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에선 롯데월드, 롯데호텔, 인천대공원 등에 납품하고 있지만 시장 규모가 작아 수출을 늘려야만 했다. 세계 시장은 미국 SMI 등 유명 제설기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해외 바이어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조차 잘 없었다.
그런데 최근 일본, 유럽, 동남아 지역에 대량 수출 길을 텄다. 지난 5월부터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검색엔진마케팅 지원사업’을 통해 구글, 야후 등 포털 사이트에 회사 홈페이지를 노출시킨 게 계기였다. 해외 바이어가 ‘snow machine’이란 단어를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스노우테크 홈페이지가 상단에 뜨는 방식이다. 김 사장은 “7개월 동안 310건에 달하는 문의를 받았다”며 “이는 평소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정도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캐나다 벨기에 미얀마 등에도 진출했다. 올해 수출은 지난해에 비해 30%가량 증가한 3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김 사장은 수출 규모를 늘리기 위해 해외 시장 마케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앞으로 해외 전시회 등에도 적극 참가하며 제품을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