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마크 있는 시설에 고객 몰릴 것"

한경 주최 다중이용시설 환경 인증사업 토론회

어린이집·산후조리원에 안전·위생 인증 부여 제도…마케팅 효과도 기대
“다중이용시설의 위생·안전은 정부가 관리하는 게 필요합니다. 하지만 법으로만 규제하면 자칫 민간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시설주가 자발적으로 검증받도록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송재빈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장)

“각종 시설의 건물주가 위생·환경 인증을 받도록 하는 일은 소비자 운동이기도 합니다. ”(박인례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공동대표)14일 서울 서초동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에서 KCL과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한 ‘청정 다중이용시설 구축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다중이용시설의 환경·보건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에코-프렌들리(Eco-Friendly)’ 인증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에코-프렌들리 인증은 △실내 공기질, 온도 등 실내환경 △놀이시설 등 공산품의 안전 △먹는 물, 조리기구 등 보건·위생 상태에 대해 개선안을 제시하고 일정 기준 이상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병무 한국독성학회장은 “석면 사용을 금지한 지 오래지만 지금도 석면이 나오는 어린이집이 있다”며 “겨울에는 환기를 안 해서 미세먼지로 인한 천식환자도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시설주가 공인된 기관에서 검사를 받은 뒤 시험성적서를 잘 보이는 곳에 비치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에코-프렌들리 인증이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인례 대표는 “그동안의 다중이용시설 환경 개선 전략은 네거티브 방식이었는데 이를 포지티브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네거티브 방식은 시설 상태가 안 좋은 곳을 공개함으로써 개선하도록 압력을 넣는 것을 말한다. 이를 ‘이곳은 보건·안전 환경이 좋은 곳’이라고 소비자에게 내세울 수 있도록 해 시설주가 환경을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이번에 인증을 받는 위버지니어스죽전원의 전상혁 원장은 “어린이집을 고르면서 주방까지 꼼꼼하게 살펴보는 학부모가 많다”며 “에코-프렌들리 인증서를 보여주면 안심하고 만족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혜경 이화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가 원하면 시설주도 인증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다중이용시설의 안전문제에 대한 국민 인식을 제고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재빈 원장은 “유해환경을 개선해 국민들의 생활 안전을 지킨다는 공익적 측면에서 더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소비자단체나 학계와 협의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CL은 에코-프렌들리 인증을 받는 8개 시설에 대해 15일 처음 인증서를 준다. 이번에 인증받는 곳은 후암어린이집, 삼척 별나라어린이집, 삼성화재 을지로 어린이집, 삼성화재 동탄 어린이집, IBK참! 좋은어린이집, 용인 위버지니어스죽전원, 평택 해님달님어린이집, 안산 맘편한산후조리원 등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