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30일간 수사 마무리] 편법증여 밝혔지만…6억 출처 규명못해

이시형씨 불기소·김인종 등 3명 불구속 기소

檢 '전원 무혐의'보다 진전
특검 성과·한계 동시에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 사건을 수사해온 특검팀(이광범 특별검사)은 14일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34)의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며 불기소했다. 다만 사저부지 매입 명목으로 시형씨가 어머니 김윤옥 여사(65)와 큰아버지인 이상은 다스 회장(79)에게서 빌린 12억원에 대해선 편법 증여에 따른 증여세 포탈 혐의를 적용, 관련 자료를 국세청에 통보했다.

특검팀은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67)과 김태환 청와대 경호처 행정관(56)을 배임 혐의로, 심형보 청와대 경호처 시설관리부장(47)은 공문서변조 및 행사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이광범 특검은 이날 한 달간의 특검수사를 마무리 지으면서 “시형씨의 (배임 및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를 입증할 근거가 부족해 무혐의 처분했다”며 “그러나 증여세 포탈 혐의에 대해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증여과세 자료 등이 있어 국세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증여세 포탈 혐의에 대한 판단이 국세청으로 넘어간 것이다. 이 특검은 “직업, 연령, 소득, 재산 상태 등을 고려해 11억2000만원에 달하는 부지 매입 자금의 이자를 (시형씨가) 변제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또 김 전 처장과 김 행정관에 대해 시형씨가 부담해야 할 매입비용 9억7200여만원을 경호처가 떠안도록 해 국가에 손해를 끼쳤다고 밝혔다. 김 전 처장 등은 사저 및 경호시설 부지 2606㎡ 중 경호부지 2143㎡의 적정가격이 33억700여만원인데도 42억8000만원에 사들여 국가에 9억7200여만원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그러나 같은 혐의를 받은 김 여사와 임태희 전 청와대 대통령실장(56),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72) 등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특검 수사는 마무리됐으나 시형씨가 이 회장에게서 빌린 현금 6억원의 출처 및 돈을 빌리며 건넸다는 차용증 원본파일 소재 등은 결국 파악하지 못했다. 특히 이 회장이 준 6억원이 전액 현금이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돈의 출처 등을 두고 갖가지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시형씨가 차용증 원본 파일을 작성했다는 청와대 관저는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됐고 현금 6억원도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2010년 시형씨가 강남의 한 아파트를 6억4000만원에 전세계약했으며 그무렵 김 여사의 측근 설모씨로부터 시형씨에게 수천만원이 송금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그러나 이 전세금 부분은 세무당국에 통보하지 않았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