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17일께 도착…나로호 발사 또 연기

예비기간 이달 30일까지
한국 첫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KSLV-Ⅰ)의 우주 도전이 다시 연기됐다. 고장난 나로호 부품을 러시아에서 가져오는 데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 이달 30일까지로 예비기간을 다시 정해 발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양성광 교육과학기술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14일 기자들과 만나 “오늘 새벽 문제가 된 나로호 1단 로켓 부품(어댑터 블록)에 대해 러시아 수출통제위원회의 반출 허가가 났고 시차를 감안할 때 17일께 국내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며 “24일로 정한 예비기간 내 발사가 사실상 어려워져 국제기구에 새로운 발사 예비기간(23~30일)을 다시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나로호는 지난달 26일 마지막 3차 발사를 앞두고 1단 로켓에서 헬륨가스 누출이 발견돼 발사를 연기했다. 한국과 러시아 기술진은 로켓과 발사대를 연결하는 어댑터 체결 부품에 문제가 생긴 것을 확인하고 관련 부품을 러시아에서 새로 가져와 수리한 후 이달 24일 내 발사할 예정이었다. 새 부품이 17일 국내에 도착하더라도 부품 성능 테스트를 다시 거쳐야 하고 발사 준비도 다시 시작해야 해 24일 내 발사는 사실상 어렵다.

발사가 두 번째 연기되면서 정부가 발사를 너무 서두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1단 로켓 고장과 대처 방안에 대한 기술적인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먼저 발사 예비일을 발표했다 이를 연기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이날도 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에서 가져올 새 부품에 대한 테스트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11월 내에는 발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시간에 좇기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우주 분야 한 전문가는 “러시아와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변수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정부가 발사일을 너무 조급하게 정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