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클볼의 승리...디키, 첫 사이영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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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너클볼 투수 R.A. 디키(38)가 너클볼 투수 사상 처음으로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15일(현지시간) 디키는 미국 야구기자협회 32명의 선거인단 투표에서 27명으로부터 1위로 뽑히는 등 총 209점을 얻어 클레이튼 커쇼(96점)를 제치고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너클볼을 던지는 투수가 메이저리스에서 사이영상을 받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너클볼은 공에 회전을 거의 주지 않기 때문에 타자 앞에서 변화무쌍하게 움직여 강속구 이상의 위력을 발휘하지만 그만큼 제구가 어렵고 폭투의 위험도 크다.
대학 시절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디키는 프로 입단 이후 정밀 검진 결과 선천적으로 팔꿈치 인대가 없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져 긴 무명 시절을 보내다가 너클볼을 배운 특이한 이력을 가졌다. 선배 너클볼 투수들의 공보다 변화는 적지만 구속이 빠르고 제구력을 끌어올린 자신만의 구질을 개척해 너클볼 투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올해 디키는 20승6패, 평균자책점 2.73을 기록해 1980년 조 니크로 이후 32년 만에 20승 고지를 밟은 너클볼 투수가 됐다. 또 디키는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많은 233과 2/3이닝을 던졌고 탈삼진 230개로 1위에 올라 마침내 사이영상의 영광을 안았다.
디키는 "너클볼 투수가 사이영상을 받았다는 것은 이 구종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라며 자부심을 보였다. 올해 2월 보스턴의 팀 웨이크필드가 은퇴를 선언한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너클볼 투수는 디키가 유일하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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