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유조선사 법정관리…美 OSG,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면서 세계 2위 유조선사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현지시간) 세계 2위이자 미국 1위 유조선사인 오버시즈십홀딩그룹(OSG)이 델라웨어주 월밍턴 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기업 파산보호제도는 한국의 법정관리제도에 해당한다.OSG는 원유, 천연가스, 정유제품을 운반하는 수송선 110척을 보유하고 있다. 자산규모는 41억5000만달러(약 4조5100억원)이지만 부채는 26억7000만달러(약 2조901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OSG는 올해 미국에서 파산한 회사들 중 자산 기준으로 두 번째 큰 기업”이라고 전했다.

OSG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은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원유 수요가 줄어든 탓으로 분석됐다. 원유 수요가 줄면서 일일 원유수송 운임은 유조선 1척당 2만8000달러에서 올해 1만4000달러까지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유럽연합(EU)의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까지 겹치며 일감이 바닥났다.

이런 상황 탓에 OSG는 지난 3분기까지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심각한 자금 압박에 시달려왔다. 주가는 올 들어서만 약 90% 떨어졌다. 조선사에 발주한 선박들을 잇따라 인수하지 못하면서 파산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OSG의 모튼 한첸 최고경영자(CEO)는 “법정관리 절차를 성실히 이행해 자금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