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초 머슬리영화제] 엄대용 감독 "스토리 중요성 실감…기쁘고 뿌듯"

일반부 대상 '독서의 계절'
“영화를 만들 때 늘 이 이야기가 가치 있느냐는 질문을 해요. 이렇게 상을 받으니 가치 있다고 동의해주시는 것 같아 기쁘고 뿌듯합니다.”

‘독서의 계절’로 일반부 대상을 받은 엄대용 감독(35·사진)은 “영화 촬영 장소를 결정하지 못해 시간을 지체하다 마감 두 시간을 남겨두고 작품을 제출해 수상은 생각지 못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독서의 계절’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다. 한 남자가 차 안에서 졸린 눈을 비벼가며 책을 읽고 있다. 책을 읽고 싶어서가 아니라 폐지를 수거하는 할머니를 배려하기 위해서다. 할머니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책을 읽는 척하면서 자동차 전조등으로 할머니가 일하는 공간을 밝히고 있는 것.

그는 “배려라는 게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작게나마 위안을 받기 위해서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요즘 사는 게 참 힘든데 이 영화가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29초영화제 수상은 두 번째다. 지난주 29초 위클리영화제 때 특별상을 탔다. “29초란 시간이 순간의 감정이나 기발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적절한 시간인 것 같아요. 짧은 시간에 긴 감동을 이끌 수 있는 29초영화제가 더욱 발전하면 좋겠습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