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식 문화부 장관 인터뷰 "싸이 팬 1%만 와도…관광객 2천만명 시대 준비"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돌파

"의료관광·마이스산업 등
'돈 벌어주는 손님' 더 모시자
콜밴 등 '바가지' 척결에 총력"
“외국인 관광객이 매년 100만명씩 증가해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하게 됐습니다. 한류가 전 세계에 퍼지면서 국가 이미지가 개선된 것이 가장 큰 요인이죠.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접한 외국인들은 경복궁보다 강남을 먼저 보겠다고 해요.”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은 16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오는 21일께 외국인 관광객이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2002년 500만명을 넘어선 이후 10년 만이다. 연말까지는 1100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한국의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2009년 13.4%, 2010년 12.5%, 2011년 11.3%에 이어 올해는 14%에 이를 전망이다. 일본은 800만명을 정점으로 지난해 600만여명까지 줄었다. “중국인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집니다. 지난해 220만명에서 올해는 290만명이나 됩니다. 일본인이 330만명에서 350만명으로 소폭 늘어난 것에 비하면 굉장히 빠른 속도죠. 1~2년 후에는 역전될 겁니다.”

제주도를 방문한 중국인은 올해 100만명을 넘었다. ‘겨울연가’의 촬영지인 남이섬 방문과 K팝스타의 팬미팅, 한류 공연 프로그램도 인기다. “자연관광은 한 차례로 끝이지만 문화관광은 달라요. 재방문 횟수가 자꾸 늘죠. 한류 팬들은 1년에 서너 차례 오기도 해요. 이게 중요합니다.”

그러나 관광수지는 여전히 적자다. 출국자 수가 연간 1300만명에 이르기 때문. 다만 적자 폭은 줄고 있다. 2007년 관광수지 적자 규모가 109억달러에서 올해는 9월 말까지 9억달러로 감소했다. “관광수지 흑자 시대를 열려면 부유층이 많은 의료관광객과 ‘MICE(국제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회)’ 관광객을 더 유치해야 합니다. 송도에 녹색기후기금(GCF)을 유치한 것은 국제회의가 그곳에서 거의 매일 열린다는 뜻입니다.”

최 장관은 “지난해 중국유통업체 바오젠 관계자 1만여명이 포상관광차 서울과 제주에 왔을 때, 1인당 평균 263만원씩 총 268억원을 지출했는데 이는 일반 관광객 지출의 2배”라고 설명했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경제효과는 소비지출 490억원과 부가가치효과 533억원 등 1000억원을 넘었고, 홍보효과 등 간접효과까지 모두 합치면 21조원에 달했다고 했다.

“저가관광과 ‘바가지 콜밴’을 뿌리뽑는 데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콜밴이 제게도 바가지 요금을 씌우더군요. 짧은 거리였는데 내릴 무렵에 미터기 요금이 막 오르면서 10만원을 내라더라고요. 당장 신고했죠.”
2015년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3만~4만실의 호텔과 민박이 들어서면 객실난은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2020년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유치 목표도 세웠다. “지방에도 호텔을 늘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국내 관광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주 5일제에 맞춰 가족 단위의 1박2일 여행을 장려할 계획입니다. 주중에는 기업들의 지방 연수나 회의를 권장하고요.” 특히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앞당기는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7억명이 유튜브에서 ‘강남스타일’을 즐겼는데 이 중 1%만 와도 700만명입니다. 한류의 영향력은 더 커지고 있어요. 관광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면서 인프라까지 확충한다면 우리도 곧 관광대국이 될 겁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