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이해찬, 162일 만에 낙마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가 결국 물러났다. 대표 선출 전당대회와 후보 경선 과정에서 거듭 불거진 사퇴론은 넘었지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불거진 ‘안철수발’ 정치 쇄신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취임 162일 만에 낙마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6월9일 당 대표 취임식에서 “내 부족함을 메워 정권 교체에 매진하겠다”고 말했지만 본선 전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물러났다. 교착 상태에 빠진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단일화 협상의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서다. 문 후보는 사퇴한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어려운 결심을 했다. 감사하다. 그 결단을 배경으로 반드시 단일화를 이뤄 보답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 사퇴론은 6·9 전당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의 계파 갈등부터 ‘이·박(이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담합’ 의혹은 당내 비주류의 거센 반발과 공격을 받았다. 이후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도 사퇴 압박이 거셌다.

문 후보가 첫 번째 경선지인 제주에서 당초 예상을 깨고 큰 표 차이로 이기자 비문(비문재인) 주자들이 이 대표가 편파적인 경선 운영을 하고 있다고 문제를 삼은 것이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