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 "소비자 보호 DNA로 무장해야"

“깨진 유리창 없는지 끊없이 확인해야”

“당장 이익 안된다고 소비자 보호 소홀하면 신뢰 무너져”

한경 금융소비자보호 심포지엄 축사

김석동 금융위원장(사진)은 20일 “금융권 스스로 소비자와의 접점에서 ‘깨어진 유리창’이 있는지 끊없이 확인하면서 소비자 중심의 새로운 DNA로 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심포지엄’ 축사에서 “금융회사들이 소비자 보호에 대해 목소리는 높였지만, 외부의 지적이 나온 뒤 사후적 처방에만 의존해온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범죄심리학 이론인 ‘깨어진 유리창 법칙’을 예로 들며 선제적인 금융소비자 보호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하나의 깨어진 창문을 처음에 고쳐두지 않으면 그 주변이 우범지대로 변하고, 결국 악성 바이러스처럼 광범위하게 퍼져 사회를 무질서하게 만든다”며 “금융회사들도 사소하다는 이유로, 당장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소비자 불만을 방치하면 신뢰가 무너지고 금융산업 기반까지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세계적으로 금융소비자 보호가 금융 패러다임 변화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소비자보호를 위한 금융행정의 제도적 기반을 다져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기존 금융정책의 양대 프레임에 소비자 및 투자자 보호라는 새로운 축을 추가했다”며 “국회에 제출한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대한 논의가 하루 빨리 진행돼 그 초석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금융소비자보호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별도의 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금융감독체계 개편은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추진되고 있다”며 “우리도 금융소비자보호기구가 소비자민원처리와 같은 업부에서부터 금융소외계층 해소, 불합리한 금융차별 근절 등과 같은 광범위한 역할을 책임지고 수행하는 방안에 대해 본격으로 논의해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류시훈/장창민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