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가상대결+지지도' 방식, 민주 수용땐…문재인·안철수, 예측불허 '초박빙 게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2일 단일화 방안 협상을 위한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었다. 두 후보 간 단독 회동이 사실상 결렬되자 양측은 이날 한발씩 물러선 수정안을 각각 제안했다. 양측의 의견이 좁혀진 만큼 23일 합의안 도출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문 후보 측이 이날 내놓은 수정안은 ‘실제대결(가상대결) 50%+적합도 50%’를 합산하는 방식이다. 안 후보 측이 주장해온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의 실제 대결 문항과 문 후보 측이 주장했던 야권 후보 적합도 문항을 반반씩 섞는 방안이다. 이는 소설가 황석영 씨 등 ‘정치개혁과 단일화 실현을 위한 문화예술인·종교인모임’ 102명이 이날 제안한 절충안을 수용한 것이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영등포 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실제대결 문항과 적합도 문항을 각각 50% 반영해 이를 합산한 결과로 단일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을 수용하기로 했다”며 “안 후보 측이 진지하게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맞서 안 후보 측은 ‘실제대결 50%+지지도 50%’ 방식의 수정안을 꺼내들었다. 안 후보 측이 100% 실제대결 방식의 원안을 고수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비판 여론을 감안해 수정안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 측은 박 후보 지지층을 제외하는 ‘비박 지지도 조사’를 제안했다.

앞서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적합도 조사와 실제대결은 편차의 범주가 다르기 때문에 섞을 수 없다”며 문 후보 측이 제안한 ‘실제대결 50%+적합도 50%’ 안을 거부했다. 하지만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적합도 대신 지지도 조사를 포함하는 수정안을 제안한 것이다.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문 후보 측의 제안에 대해 “중단된 협상의 최종안은 지지도 조사였는데 문 후보 측에서 다시 적합도 조사를 제안했다”며 “단일화 과정의 진심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제안했던 실제대결 안과 문 후보 측 최종안인 지지도 조사를 반반씩 혼합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양측이 제시한 수정안도 유불리에 따른 것이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문 후보 측이 제안한 적합도 조사의 후보 간 격차는 실제대결보다 두 배 이상 나기 때문에 50%씩 반영한다고 해도 안 후보 측에 불리하다”며 “반면 지지도 조사의 후보 간 격차는 크지 않기 때문에 ‘지지도 50%, 실제대결 50%’로 가면 두 후보가 비슷한 조건이라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허란/이현진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