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뱅킹' 상품 다시 인기몰이…최근 수익률 연 9%대

강남부자는 지금

美 양적완화 이후 금값 상승…내후년 온스당 2400弗 예상도
국민·신한·우리銀 등 총잔액…6월 4900억서 10월 5400억
올해 자산가의 최대 화두는 ‘절세’였다.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를 꺾을 만한 투자 상품을 찾기도 힘들었던데다 세제당국의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 의지도 강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세제개편안에 물가연동국채에 대한 이자소득과세부터 금융소득 과세기준 하향 조정 등 강화된 과세기조를 반영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절세’에 머물던 투자자들의 안전 지향적인 성향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대박 수익을 기대할 수 없지만 최소한 물가상승률을 웃돌 수 있다면 투자해볼 만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 가장 대표적인 예가 골드뱅킹이다. 최근 금값이 상승세를 타면서 잠시 식었던 골드뱅킹 인기가 뜨거워지고 있다.○골드뱅킹 다시 인기지난 상반기까지 추락하던 국제 금값이 6월 이후 반등하면서 시중은행들의 골드뱅킹 상품도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경기회복 지연에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갈 곳 잃은 자금들이 금(金) 관련 상품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골드뱅킹 상품을 내놓은 은행들에 따르면 5월 말 5036억원에서 6월 말 4923억원까지 내려갔던 골드뱅킹 총 잔액은 △7월 5079억원 △8월 5189억원 △9월 5429억원 △10월 5424억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골드뱅킹이 이처럼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국제 금값이 지난해 9월 온스 당 1900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추세를 이어가다 지난 6월 이후 재차 반등하고 있어서다. 국제 금값은 최근 1720~1730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은행 골드뱅킹 담당자는 “미국의 중앙은행(Fed)이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달 3차 양적 완화(QE3)를 발표한 이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전통적으로 물가상승 헤지상품이었던 금의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국제 금값이 뛰면서 골드뱅킹의 수익률도 개선됐다. 골드뱅킹은 돈을 계좌에 넣으면 국제시장에서 달러로 금을 구입해 적립해주는 상품이기 때문에 금값에 따라 수익률 변동폭도 크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골드뱅킹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2.02%에 불과하지만 금값이 반등한 6월 이후의 성적만 보면 수익률이 9.16%까지 올랐다. 국민은행도 수익률이 9.45%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추가적인 경기부양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측은 지난 9월 “Fed가 양적완화와 관련한 정책 기조를 바꿀 때까지 금값이 계속 올라 2014년 말 온스당 2400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도 이날 금값이 내년에 온스 당 1800달러대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된다고 볼 때 금에 대한 선호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며 “다만 투자자들 입장에선 골드뱅킹의 경우 원금보장을 받을 수 없고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아 수익률 변수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서 투자해야 한다” 고 말했다.

○공격형 투자자, ELS·하이일드채권 펀드

안전지향적인 투자로 수익률이 저조하다면 주가연계증권(ELS)으로 눈을 돌리는 방법도 있다. 특히 사모형 ELS는 공모 ELS에 비해 손실 구간이나 상승폭, 상환 기간 등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투자자 모집에 1주일 이상 소요가 되는 공모 ELS와 달리 사모ELS는 오전에 구조를 결정해 오후 종가로 바로 가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실시간 투자가 가능하다.파생연계증권(DLS)도 꾸준히 인기다. DLS는 신용위험이나 환율, 금리, 원유·금·곡물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활용하기 때문에 분산투자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채권 펀드로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최근 펀드평가사인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석 달간 국내와 해외 채권형 펀드에 1조5200억원이 유입됐다. 그 중 해외 채권펀드에 가장 많은 돈(7600억원)이 몰렸다.

국내 금리가 워낙 낮아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신흥국 국공채나 선진국 하이일드(고수익) 채권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