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사상 첫 중수부장 감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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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뇌부, 개혁안 놓고 충돌대검찰청 감찰본부가 28일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에 대해 감찰조사에 전격 착수했다. 유진그룹 등으로부터 9억원대 뇌물수수 혐의로 특임검사팀 조사를 받고 있는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부장검사급)에게 최 부장이 언론대응을 조언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하지만 최 부장이 “검사로서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발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준호 대검 감찰본부장은 이날 저녁 긴급 브리핑을 통해 “대검 중수부장이 감찰기간 중 김 검사에게 (휴대폰)문자로 언론취재 대응방안에 대해 조언을 하는 등 품위 손상 행위를 했다는 내용의 자료를 김수창 특임검사로부터 이첩받아 감찰조사에 착수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검찰이 중수부장을 감찰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최 부장은 김 검사의 비리가 언론에 보도되기 직전인 지난 8일께 김 검사에게 언론 대응 방안을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장은 자신에 대한 감찰에 “승복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최 부장은 특히 “검찰의 개혁방안을 논의하던 중 한상대 총장과 의견대립이 있었고 결국 감찰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혀 감찰의 배경이 중수부 폐지방안 등을 둘러싼 검찰 수뇌부 간 갈등 때문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권재진 법무부장관은 이날 밤 “일선 검찰에서는 일체의 동요 없이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사태 전개에 따라 검찰 전체에 소용돌이가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