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역大國 대한민국에 관한 세 가지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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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제49회 무역의 날이었다. 1964년 수출 1억달러 달성을 기해 제정된 기념일이 무역의 날이다. 반세기가 지난 올해 한국의 무역(수출+수입)규모는 2년 연속 1조달러를 달성했다. 무역의 세계 8강이다. 이런 위대한 성취가 정작 국내에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 온갖 오해와 억측으로 되레 폄하되기 일쑤다.
지식인들부터가 한국을 낮추어 본다. 기름 한방울 안 나는 작은 나라라는 고정관념에 빠져 있다. 경제학 교수들조차 무역의존도가 높은 것이 우리나라 경제의 문제라고 강단에서 가르친다. 심지어 개방하면 국내 산업은 다 죽고 말 것이라는 21세기판 쇄국론자들이 버젓이 활개친다. 참으로 심각한 지성의 포기다. 이런 환경 속에서 무역 8강을 이룬 게 신기하다.1. 기름 한방울 안 난다고?…석유·유화 수출만 1000억달러다
한국은 원유가 한방울도 나지 않는다. 연간 원유 수입은 1000억달러, 원화로 11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한국은 수입한 원유를 정제해 만든 휘발유 경유를 내다파는 석유수출국이다. 석유제품은 올 들어 11월까지 517억달러를 수출한 1위 품목이다. 석유화학 제품도 420억달러(5위)나 수출했다. 기름 한 방울 안 나도 석유수출 대국이 될 수 있다는 역발상이 일궈낸 결과다. 한국은 석유를 수출하는 나라다!
세계 3위 원유수출국인 베네수엘라에선 원유를 ‘악마의 배설물(devil’s excrement)’이라고 부른다. 오일머니로 쉽게 번 탓에 기술개발 의지도, 근로의욕도 없고 대다수 국민은 가난하다. 베네수엘라뿐만도 아니다. 대부분 자원부국은 알고보면 후진국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원은 소수의 귀족에게 집중되고 국민들은 무지하고 가난한 이중구조로 되고 만다. 그게 자원의 저주다. 그러나 우리는 자원의 저주니, 네덜란드병이니 하는 소리를 모른다. 자원빈국인 것이 오히려 축복이다.2. 무역의존도가 높다고?…전세계가 한국인의 운동장이다!
흔히 한국은 무역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세계경제 침체나 환율 급변동 같은 외풍에 쉽게 휘둘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무역의존도는 110.3%로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높았다. 무역액(수출+수입)이 국내총생산(GDP)보다 10.3%나 더 많았다. 그래서…? 이 역시 단견이자 오해다. 한국은 올 들어 235개국에 상품을 수출했다. 세계에서 무역상대국이 가장 많은 게 한국이다. 유엔 회원국(193개국)은 물론 코카콜라 진출국(220여개국)보다 많다. 수출선과 품목에서 한국보다 완벽한 포트폴리오는 없다. 수출선 다변화라는 오래된 유행가가 무색해졌다. 축구에 비유하면 한국 수출은 그라운드를 가장 넓게 쓰는 기술축구다. 무역의존도란 단어는 자학일 뿐이다.
3.개방하면 다 망한다고?…문을 활짝 연 산업일수록 경쟁력 높다!시장을 개방하면 국내 산업이 붕괴한다는 19세기식 쇄국주의가 여전히 득세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해야 한다는 공약까지 버젓이 나온다. 하지만 한국 산업은 문을 연 분야일수록 경쟁력이 높다. 일제 코끼리밥솥이 있었기에 쿠쿠밥솥이 컸고, 소니가 있었기에 삼성 LG가 컸다. 스크린쿼터를 대폭 축소한 결과는 올해 관객 1억명 돌파다. 팝송을 막지 않았기에 K팝 열풍이 가능했다. 반면 시장을 닫아놓았던 의료 법률 등 서비스분야는 여전히 취약하다.
한국은 미국 EU 인도 아세안 등 45개국, 26억명의 시장과 FTA를 맺었다. 2003년 2월 칠레와의 협정 이후 10년 만에 FTA 선진국이 됐다. FTA는 무역 2조달러로 가는 고속도로가 될 것이다. 이제는 협상 상대국이 한국의 산업경쟁력을 겁낸다. 가슴을 여는 자에게 두려울 것은 없다.
지식인들부터가 한국을 낮추어 본다. 기름 한방울 안 나는 작은 나라라는 고정관념에 빠져 있다. 경제학 교수들조차 무역의존도가 높은 것이 우리나라 경제의 문제라고 강단에서 가르친다. 심지어 개방하면 국내 산업은 다 죽고 말 것이라는 21세기판 쇄국론자들이 버젓이 활개친다. 참으로 심각한 지성의 포기다. 이런 환경 속에서 무역 8강을 이룬 게 신기하다.1. 기름 한방울 안 난다고?…석유·유화 수출만 1000억달러다
한국은 원유가 한방울도 나지 않는다. 연간 원유 수입은 1000억달러, 원화로 11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한국은 수입한 원유를 정제해 만든 휘발유 경유를 내다파는 석유수출국이다. 석유제품은 올 들어 11월까지 517억달러를 수출한 1위 품목이다. 석유화학 제품도 420억달러(5위)나 수출했다. 기름 한 방울 안 나도 석유수출 대국이 될 수 있다는 역발상이 일궈낸 결과다. 한국은 석유를 수출하는 나라다!
세계 3위 원유수출국인 베네수엘라에선 원유를 ‘악마의 배설물(devil’s excrement)’이라고 부른다. 오일머니로 쉽게 번 탓에 기술개발 의지도, 근로의욕도 없고 대다수 국민은 가난하다. 베네수엘라뿐만도 아니다. 대부분 자원부국은 알고보면 후진국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원은 소수의 귀족에게 집중되고 국민들은 무지하고 가난한 이중구조로 되고 만다. 그게 자원의 저주다. 그러나 우리는 자원의 저주니, 네덜란드병이니 하는 소리를 모른다. 자원빈국인 것이 오히려 축복이다.2. 무역의존도가 높다고?…전세계가 한국인의 운동장이다!
흔히 한국은 무역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세계경제 침체나 환율 급변동 같은 외풍에 쉽게 휘둘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무역의존도는 110.3%로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높았다. 무역액(수출+수입)이 국내총생산(GDP)보다 10.3%나 더 많았다. 그래서…? 이 역시 단견이자 오해다. 한국은 올 들어 235개국에 상품을 수출했다. 세계에서 무역상대국이 가장 많은 게 한국이다. 유엔 회원국(193개국)은 물론 코카콜라 진출국(220여개국)보다 많다. 수출선과 품목에서 한국보다 완벽한 포트폴리오는 없다. 수출선 다변화라는 오래된 유행가가 무색해졌다. 축구에 비유하면 한국 수출은 그라운드를 가장 넓게 쓰는 기술축구다. 무역의존도란 단어는 자학일 뿐이다.
3.개방하면 다 망한다고?…문을 활짝 연 산업일수록 경쟁력 높다!시장을 개방하면 국내 산업이 붕괴한다는 19세기식 쇄국주의가 여전히 득세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해야 한다는 공약까지 버젓이 나온다. 하지만 한국 산업은 문을 연 분야일수록 경쟁력이 높다. 일제 코끼리밥솥이 있었기에 쿠쿠밥솥이 컸고, 소니가 있었기에 삼성 LG가 컸다. 스크린쿼터를 대폭 축소한 결과는 올해 관객 1억명 돌파다. 팝송을 막지 않았기에 K팝 열풍이 가능했다. 반면 시장을 닫아놓았던 의료 법률 등 서비스분야는 여전히 취약하다.
한국은 미국 EU 인도 아세안 등 45개국, 26억명의 시장과 FTA를 맺었다. 2003년 2월 칠레와의 협정 이후 10년 만에 FTA 선진국이 됐다. FTA는 무역 2조달러로 가는 고속도로가 될 것이다. 이제는 협상 상대국이 한국의 산업경쟁력을 겁낸다. 가슴을 여는 자에게 두려울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