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 건설사, 구조조정 '한파'

GS, 상무보 10명 부장 강등…쌍용, 임직원 대폭 감원
최악의 불황을 맞고 있는 건설업체들이 혹독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내년이 더 어렵다고 보고 일제히 임직원 수를 줄이거나 조직을 통폐합하고 있다.

임직원 축소 움직임은 대부분 건설사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대우건설은 91명이던 임원(상무 이상)을 82명으로 10% 줄이는 구조조정을 지난 5일 단행했다. 6명(전무 2명, 상무 4명)이 승진한 반면 13명의 임원이 퇴직했다. 지난해 21명이 승진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GS건설의 경우 작년에는 10명의 상무 승진자가 나왔지만 올해는 4명에 그쳤다. 이 회사는 상무보 10명 안팎을 부장으로 강등하는 파격적인 인사도 단행했다.

쌍용건설은 연말까지 임원 50%와 직원 30%를 내보낸다. 비상경영에 돌입한 한라건설도 최근 주택개발 분야 임원을 1명으로 축소했다.

극동건설 풍림건설 등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기업들은 명예퇴직을 실시하고 있다.대형 건설사의 한 임원은 “인력 구조조정이 주로 임원과 중견 간부에 집중되고 있다”며 “요즘은 안부전화를 하기가 겁날 정도”라고 말했다.

조직을 슬림화하는 곳도 많다. 대우건설은 국내영업본부를 공공영업실로, 개발사업본부를 개발사업실로 축소했다. GS건설도 7개사업본부·7개실이던 조직을 7개 본부 6개실로 축소했다. 주택사업본부 건축사업본부 개발실 등 3곳을 ‘주택건축사업본부’로 통합한 것이다.

건설사들은 다만 불황의 돌파구인 해외 부문 인력은 강화하는 추세다. GS건설과 대우건설의 임원 승진자 중에는 해외업무 담당자가 많다. 대림산업도 이철균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플랜트 사업본부장과 해외영업실장을 겸임시켰다. 기존 토목, 건축, 플랜트 등 사업본부별로 나뉘어 있던 해외영업 역량을 해외영업실 한곳으로 모으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대우건설의 경우 해외 부문 역량 집중을 위해 해외영업본부를 플랜트 부문에 편입했다. 영업과 시공, 관리기능을 하나로 묶어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도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