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誌 '2013 세계경제 대전망'] "일본식 장기불황 한파가 유럽 덮을 것"…美·中 경제는 선방"

글로벌 경제 위기 극복할까

“유럽은 일본식 함정(불황)에 빠져 ‘빙하시대’를 맞이할 공산이 커 보인다.”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0.5% 아래 머물면서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물가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겪을 수 있다며 이같이 예상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스페인 등 재정위기 국가들의 단기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정책을 통해 ‘얼음을 녹이려’ 하겠지만, 각국이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긴축정책을 감당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것.내년 9월엔 유럽 제1의 경제대국 독일에서 총선이 예정돼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연임이 유력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총선 때까진 급진적인 경제 정책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의 또 다른 리더인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자국의 경제위기와 정치 분열을 상대하기도 벅차보인다고 지적했다.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1590억유로의 국채를 갚기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약 20%인 2070억유로를 마련해야 하는 스페인 역시 불안요소다. 결국 “유럽 정치인들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깨지고 멍든’ 유로화를 그럭저럭 유지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관측했다.

미국과 중국은 선전하겠지만 세계 경제의 호황을 이끌기에는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경우 내년 성장률이 2%를 약간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셰일가스 개발과 주택 판매 증가가 미국 경제를 평년작 수준으로 유지하게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중앙은행(Fed)이 양적완화로 ‘돈풀기’를 계속하면서 물가 인상을 동반, 정책 목표인 수요 증가는 이끌어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중국의 내년 성장률은 8.6%로 예상했다. 지금과 같은 정부 지출이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에서다. 적자가 쌓여가고 있는 국영기업은 중국 경제의 불안요소로 남을 것으로 우려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 경제에 의존하고 있는 대다수 신흥국들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과 인도의 성장률을 각각 4%, 6.5% 수준으로 관측했다. 올해보다는 조금 낫지만 잠재력을 감안하면 충분치 않은 성장률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개혁정책의 성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