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로켓 기습 발사] 北 발사체 기술, 한국보다 10년 이상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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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로켓 기술 격차는북한이 12일 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하면서 남북한 간 로켓 분야 기술 격차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남북한의 로켓 기술은 서로 달라 직접 비교는 쉽지 않다. 1970년대 로켓에 주로 사용하던 상온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북한과 달리 한국은 항공등유(케로신)와 영하 183도 액체 산소를 연료로 쓰는 등 보다 안정된 기술을 사용한다.
하지만 북한이 우리가 갖지 못한 1단 로켓 기술을 갖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발사체 기술에서 최소 10년은 앞서 있다는 게 학계의 평가다. 권세진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북한은 이미 1998년 대포동 미사일을 쏠 때 1단 로켓을 시험했고 이번에 우주 고도 500㎞까지 비행한 로켓 발사에도 성공했다”며 “2021년에야 독자 기술로 한국형발사체(KSLV-2)를 쏠 계획인 우리와 비교하면 최소 10년 이상 앞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이란의 1단, 2단 로켓 상당수도 북한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력들이 투입된 것임을 고려하면 북한의 기술 수준은 더 높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은하3호 장거리 로켓은 길이 30m, 지름 2.5m, 중량이 92t이다. 우리나라가 최근 러시아와 손잡고 발사하려다 연기한 나로호(KSLV-1)와 높이는 비슷하고 무게는 더 적게 나간다. 하지만 비행고도는 은하3호가 더 높다. 2단 형태 로켓인 나로호가 고도 300㎞ 높이까지 날아가는 반면 은하3호는 3단 형태 로켓을 이용해 고도 500㎞까지 비행한다.
권 교수는 “우주로 쏘는 은하3호에 탄두를 탑재해 수평으로 발사하면 사거리가 1만1000㎞이상 늘어나 북미대륙 대부분을 사정권에 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인공위성인 ‘광명성3호’는 한국 대학 연구실에서 만들 수 있는 낮은 수준의 지구관측위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날개처럼 펼쳐져야 할 태양전지판이 위성 본체에 고정됐고 관측 카메라로 보이는 경통(鏡筒)의 크기도 작아 해상도가 낮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레이저 발진기, 적외선 센서, 우주방사선량 측정센서 등을 탑재한 나로과학위성과 비교할 때 광명성3호의 성능은 ‘조악한’ 수준”이라며 “이는 광명성3호가 위성 본연의 임무보다는 로켓의 정상 궤도 진입을 확인하는 용도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