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 거래 인정…4400만弗 배상

월가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 매니저 빌 황

차익 1630만弗도 몰수 당해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 헤지펀드 매니저로 꼽히는 빌 황(한국명 황성국·48·사진) 타이거아시아매니지먼트 대표가 미국 법원에서 내부자 거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황 대표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으며, 재판부는 타이거아시아가 불법으로 얻은 차익 1630만달러를 몰수하는 판결을 내렸다. 타이거아시아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별도로 제기한 민사소송에 대해서도 44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타이거아시아는 2008년과 2009년 중국은행과 중국건설은행 주식을 부당 거래해 불법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아왔다. 당시 이들 은행의 주식 발행 주관사를 맡았던 투자은행으로부터 거래에 활용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건네받은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것. 타이거아시아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주식을 비싼 가격에 미리 공매도한 뒤 사모발행 주식을 싸게 매입하는 방식으로 차익을 남겼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이 같은 혐의를 포착하고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타이거아시아의 홍콩 내 자산을 동결하고 거래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미국 뉴저지 연방검찰도 지난해 같은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타이거아시아는 법적 문제가 지속되자 지난 8월 외부 투자자로부터 받은 운용자산 약 12억달러를 모두 돌려주겠다고 발표했다.

황 대표는 성명을 통해 “타이거아시아가 오늘 책임을 인정한 행위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문제가 해결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콩 SFC는 아직 소송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