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사이트에 영문소설 쓰는 황규호 서기관

현대차=장보고…車시장 스토리 "소설에 이순신 장군도 등장할 것"
지식경제부 공무원이 쓴 영문 장편소설이 영국 인도 등 해외 사이트에 잇따라 연재돼 화제다. 주인공은 행정고시 23회 황규호 서기관(57·사진).

17일 지경부에 따르면 황 서기관은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전 세계 시장에서 벌이고 있는 치열한 경쟁을 그린 영문소설 ‘솔롱구스(Solongus)’를 지난 10월부터 영국 인터넷매체 실로브레이커, 인도 리얼타임닷레디프 등 영어권 사이트에 연재 중이다. 최대 검색 사이트 구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솔롱구스는 몽골어로 ‘무지개가 뜨는 땅’이란 뜻으로 한국을 의미한다. 이 작품은 렉서스 포드 폭스바겐 등 유명 자동차 메이커들의 각축전을 유비 관우 장비 등 중국 고전 삼국지 등장인물과 장보고 등 한국 위인들의 활약상에 비유해 묘사하고 있다.

아주협력, 경쟁기획, 불공정수출입, 정보화 과장 등을 거친 황 서기관은 “2003년 태국 방콕 주재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에서 근무할 당시 아시아 자동차 산업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자동차 회사들이 역사 속 영웅호걸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유학 중 영문 에세이를 썼던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에도 도전했다고 덧붙였다.

1995~1997년 미국 벤더빌트대에서 유학한 것이 영어권 지역 생활의 전부였던 그가 소설을 쓸 정도로 영어 실력을 키운 비결은 뭘까. 그는 “1000페이지가 넘는 맥아더 장군 평전 ‘아메리칸 시저’를 5년 동안 반복해서 읽었다”며 “미국 지인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작문 연습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솔롱구스는 향후 2년 정도 연재할 것이라고 황 서기관은 말했다. 그는 “소설에서 열악한 환경을 딛고 해상 장군으로 성장한 장보고를 한국 현대차에 비유했다”며 “앞으로 이순신 장군도 등장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