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연말 효과' 없다…이달 수출 12% 줄고 내수도 '꽁꽁'

정부, 4%서 3.2%대로 내년 성장률 전망 낮춰 "3%대 달성도 쉽지 않아"
기대를 모았던 ‘연말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 연중 경기가 가장 좋다는 12월 들어서도 ‘반짝 호황’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 장기간에 걸친 경기 침체 탓도 있지만 예년보다 조업일수가 적은 계절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 성장률 목표치를 바짝 내려잡고 있다.

◆수출 전선에 한파18일 관세청 등에 따르면 이달 수출은 17일까지 21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나 줄었다. 수입도 233억달러로 9.6% 감소했다. 12월은 수출기업들이 연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월초부터 드라이브를 걸게 마련이지만 올해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의 크리스마스 특수가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당시 월간 수출액으로 사상 최대인 487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가 될 것이 확실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대통령 선거일 휴무와 지난해 일요일이었던 크리스마스(12월25일)가 이번엔 화요일인 점, 일요일이 하루 더 늘어난 점 등의 요인으로 조업일수가 작년 12월(24.5일)보다 3일 줄어든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하루평균 수출액이 20억달러에 달하더라도 조업일수가 3일이나 감소하면 만회가 어렵다”고 말했다. 많은 기업이 크리스마스 전날인 월요일을 ‘징검다리 휴일’로 정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수출에는 부정적이다.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의 12월 업황 전망 BSI는 67로 지난 9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했다.

대개 매년 연말이면 모임과 회식, 선물 등으로 내수시장에도 반짝 훈풍이 불지만 올해는 찾아보기 어렵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달 말 발표되는 11월 제조업과 내수판매를 포함한 전산업생산도 전달에 이어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경계선상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분기 경기 반등 기대 물거품한 가닥 희망를 걸었던 12월 경기가 급랭 조짐마저 보이면서 4분기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도 물 건너 가는 분위기다. 올 들어 분기별 성장률은 0.9%(1분기)-0.3%(2분기)-0.1%(3분기)로 가파른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10월에 -0.2%를 기록한 산업생산이 11월에도 0%대에서 횡보하고 12월 역시 상승세 반전이 쉽지 않다.

정부는 이런 경기 흐름을 감안, 이달 27일 발표할 ‘2013년 경제운용 방향’에서 내놓을 내년 성장률 전망을 3.2% 안팎으로 대폭 수정할 계획이다. 이는 9월 발표한 4.0%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재정부 현판 철거식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 수정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4% 전망은 당시 국내외 여건으로 봐선 그렇게 될 것 같다는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통상 정부가 내놓는 성장률은 민간경제연구소보다 0.2~0.3%포인트 높다. 정부의 정책 의지가 담기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선 등의 변수가 남아 있어 최종 숫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아주 냉정하게 분석하면 3%대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은 지난달 전망에서 3.0%를, 한은은 10월 전망에서 3.2%를 내놓았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