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배호 히트곡 재즈로 리메이크한 앨범 선봬

‘불멸의 가수’ 배호가 타계 41년 만에 재즈로 다시 태어났다. 재즈 디바 말로(사진)를 통해서다.

말로는 1960~70년대를 풍미했던 배호의 노래를 재즈 스타일로 재해석한 앨범 ‘말로 싱즈 배호’를 내놨다. 배호의 노래가 재즈로 편곡된 것은 처음이다. 말로는 2010년 배호를 소재로 한 뮤지컬 ‘천변캬바레’의 음악 감독과 극 중 정수 역을 맡아 배호와 첫 인연을 맺었다. 이번 앨범에 실린 6곡의 프로듀싱과 편곡까지 총괄한 말로는 “40년 세월을 가로질러 내 앞에 선 젊은 그에게 다시 부른 이 노래들을 바친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는 배호와 동시대 연주자인 아코디언의 대가 심성락, 가수 최백호가 참여했다. 심성락은 연륜이 묻어나는 애절한 아코디언 소리를, 최백호는 말로와 듀엣을 들려준다.

배호 최고의 히트곡인 ‘돌아가는 삼각지’는 보사노바로, ‘안개 낀 장충단 공원’은 블루스로, ‘안개 속으로 가버린 사람’과 ‘안녕’은 탱고로 바뀌었다. 배호의 마지막 작품인 ‘마지막 잎새’는 절제된 사운드와 끊어질 듯 이어지는 피아노 연주가 돋보인다.

1971년 29세로 요절한 배호는 8년 남짓한 짧은 음악 활동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사후 35년 만에 전집 앨범이 발매되고 2003년에는 옥관문화훈장을 받았을 정도로 한국 가요사에 큰 획을 그었다. 음악평론가들이 한국 가요사는 배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할 만큼 그의 창법과 음악세계는 독보적이었다. 지금까지 정규 5집, 스페셜 앨범 ‘K스탠다드-동백아가씨’ 앨범 등 6장의 앨범을 발매한 말로는 가장 한국적인 재즈 보컬리스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