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 유일호 비서실장 "며칠전 통보 받아…정책마인드 고려한 것 같다"

유치송 전 민한당 총재 외아들
박 당선인과 재정위 함께 활동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에 임명된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은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두 달 동안 박근혜 정부가 5년을 준비하기 위한 첫단추를 꿰야 한다”며 “지금 대통령 당선인을 보좌한다는 것이 보통 막중하고 엄중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다음은 유 의원과 일문일답.▷소감은.

“그냥 막중한 책임감뿐, 다른 소감은 없다. 박근혜 정부가 5년을 준비하기 위한 첫단추 꿰는 거다. 비서실장 역할을 해본 적 없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잘해낼지 책임감이 막중하다. 어깨가 무겁다.”

▷당선인과의 인연은.“당연히 선배 국회의원이었고, 18대 국회 들어 처음 뵀다. 상임위도 보건복지위 기획재정위에서 같이 있었다. 기재위에서는 알다시피 가나다 순이라 내가 옆자리에 앉았다. 상임위 도중 대화도 많이 나눴다.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았지만 캠프에서 책임 맡은 적은 없다. 그 이상의 인연을 찾을 건 없다.”

▷박 당선인과 경제관 등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는지.

“많이 했다. 당선인은 18대 국회 말에 법안을 많이 내곤 했다. 복지 현안은 물론 재정 지출과 관련해서도 법안을 내면서 주로 질문을 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말씀 드렸다. 그런 대화는 많이 한 것 같다.”▷당선인에게 언제 연락받았나.

“며칠까지는 아니고, 최근이다.”

▷임명된 배경은 뭐라고 생각하나.“임명권자 의중을 어떻게 알겠나. 다만 한 가지 나한테 ‘정책마인드 있지 않느냐’ 그 말씀을 했다. 내가 받아들이기엔 인수위원회 단계에서 정책 공약이 구체화되는데 비서실장이 이해를 제대로 하고 조율하라는 걸로 이해했다.”

▷청와대까지 계속 가나.

“그런 말씀은 안 하셨지만, 나로서는 취임식 하실 때까지 인수위 활동 마무리될 때까지 하는 걸로….”

▷앞으로 포부는 무엇인가.

“엄중한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에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00% 국민이 잘사는 세상을 위해서는 앞으로 5년 동안 엄청난 노력을 해야할텐데, 기초가 되는 밑받침을 인수위에서 만든다. 한치의 차질도 없게 해야 된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

▷추가 인선은 어떻게 하나.

“인수위와 관련해서는 아직 논의된 게 없다. 그런 논의를 할 단계가 아니다.”

▷박 당선인은 언제 만나나.

“아직 안 정해졌다. 오늘 봉사활동하면서 만나기는 했지만, 보고를 위해 간 것은 아니다. 우선 오늘 임명된 네 사람이 빨리 만나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유 실장은 당내 대표적 경제통이다. 조세와 재정, 복지 전문가로 꼽힌다. 부드러운 성격과 원만한 대인관계의 소유자라는 평을 듣는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조세연구원 원장, 대통령 자문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2008년 총선 당시 서울 송파을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치권에 입성했다. 지난 4·11 총선 때 같은 지역에 다시 나섰고, 법무부 장관을 지낸 중진 천정배 민주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새누리당 소속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지역구에서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재공천을 받았다. 18대 국회에서는 보건복지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활동했고, 19대로 넘어오면서 정무위원회로 소속을 옮겼다.

계파색이 옅어 사실상 중립 성향으로 분류됐다. 지난 5월 원내대표 선거 당시 이주영 의원과 함께 정책위의장 선거에 도전했지만 3위에 그쳤다. 이번 대선에서는 서울시당 위원장으로 수도권 표심을 잡는 데 진력을 기울였다. 당내에서는 박 당선인의 열세지역으로 분류됐던 서울에서 선방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5공 시절 야당인 민주한국당 총재를 지냈던 원로정치인 유치송 전 의원의 외아들로, 유 의원은 유 전 의원이 세상을 떠난 뒤 정치를 시작했다. 부인 함경호 씨와 1남을 두고 있다. ≪경제이야기, 정치이야기≫ ≪건강한 복지를 꿈꾼다≫ 등의 저서가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