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JW중외그룹 회장 "한국의 슈바이처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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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 상금 '성천상' 제정“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명 존중을 몸으로 실천하는 참의료인을 찾습니다.”
"선친 뜻 따라 참의료인 발굴…제약사는 돈만 좇아선 안돼"
이종호 JW중외그룹 회장(80·사진)이 선친이자 창업자인 고 이기석 사장을 기리기 위해 성천상을 제정했다. ‘성천(星泉)’은 이 사장의 호로 ‘별의 샘’이란 뜻이다. 어두운 곳에서도 밝게 빛나는 삶을 살기 원했던 고인의 일생을 기리기 위해 의료봉사상을 제정하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내년 1월 말까지 첫 수상자를 선정해 JW중외그룹 창립 68주년이 되는 8월께 시상식을 열 계획이다. 수상 후보는 국적에 관계없이 국내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한 의사다. 헌신적으로 의료복지 증진에 기여하고 사회적으로 귀감이 되는 의료인이 대상이다. 상금은 1억원으로 의료계 사회봉사 상금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이 회장은 ‘성천상’을 만들게 된 배경에 대해 “선친은 1945년 조선중외제약소(현 JW중외제약)를 창업한 뒤 의약품 개발에만 전념해 1959년 당시 해외에서 전량 수입하던 수액제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며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묵히 국내 의약품산업의 초석을 다지는 데 평생을 바친 선친의 뜻을 기리기 위해 상을 제정하게 됐다. 의사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상이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선친의 뜻을 기려 비록 수익이 안 되더라도 의료복지에 기여하는 사업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그는 “직원들이 매년 적자 나는 헤파린(혈액항응고제) 사업을 왜 계속하느냐며 불평할 때가 많다”며 “하지만 사업을 포기하면 혈액 투석을 하는 환자들이 당장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되는데, 제약사가 생명 존중을 버리고 돈을 좇으면 그 사회가 어두워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사재 200억원을 출연해 중외학술복지재단을 설립하고 최근 성천상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에는 이성낙 가천대 명예총장을 비롯해 김세종 차의과학대 교수, 이상흔 경북대 의대 의무부총장 등이 참여한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