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 재계 "당선인 의중 뭘까" 촉각

간담회 반응
“당선인의 발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갑론을박이 많았다.”

26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회장단 간담회에 배석했던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회동 분위기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묘하다’ ‘헷갈린다’는 표현을 썼다. 박 당선인의 발언 중에서 긍정적인 대목도 많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4대 그룹 고위 관계자는 “박 당선인의 발언을 보면 대기업과 함께 경제살리기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드러난다”며 “앞으로 현장방문을 자주하겠다는 말도 어려운 경제 상황을 적극적으로 살피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긍정적”이라고 했다.

박 당선인이 이날 회동에서 순환출자 규제 등 지배구조개선문제와 불공정 내부거래에 대한 처벌 문제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점도 주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박 당선인이 경제민주화는 시대적 흐름이지만 투자를 못하게 하는 새로운 규제는 만들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이는 현재의 기업 지배구조를 바꾸도록 강제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다만 박 당선인이 정리해고 자제, 골목상권 보호 등 기존 관행에 대한 변화를 강하게 촉구한 데 대해선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전자, 자동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글로벌 불황의 여파를 겪고 있어 해당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한 대형마트 고위 관계자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대해 시간을 갖고 검증해볼 필요가 있는데 너무 서두르는 것 같아 당혹스럽다”고 했다.

김현석/최만수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