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新사업 벨트 뜬다] '새마을 대학원'서 박정희 리더십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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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의 국제화
작년 11월 영남대에 개설…15개국 30명 한국에 유학…빈곤퇴치 경험 등 배워
지난 8월27일 영남대학교 천마아트센터에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15개 국가에서 온 고위 공무원과 공기업 임원, 정치인, 사회 운동가 등 외국인 30명이 설레는 마음으로 ‘박정희 정책 새마을 대학원’ 입학식에 참석했다.
이들 외국인 신입생은 빈곤과 저개발 상황에 허덕이고 있는 자국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한국의 발전경험과 새마을운동을 제대로 배우기 위한 유학길에 오른 것이다.‘박정희 정책새마을 대학원’은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따 개설됐다. 이곳은 강의와 연구를 모두 영어로 진행하는 특수대학원으로 전일제 수업으로 1년6개월 만에 석사학위과정을 수료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외국인 학생들에게는 전액 장학금과 월 100만원의 생활비,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다. 영남대는 이들의 학업을 지원하기 위해 대학원에 경제학, 사회학, 지역학, 복지행정학, 조경학, 산림자원학 등 다양한 전공의 전임교수 14명을 배치했다.
이에 따라 개도국 출신의 지도자들의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공무원 출신의 입학생인 씨드 씨(33)는 “오랜 정치적 혼돈 속에서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을 구할 방법을 찾기 위해 박정희 정책새마을 대학원에 입학키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한 영남대 중앙도서관 건물에는 박정희리더십연구원, 새마을연구센터 등이 들어서 있어 박정희대학원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박정희 리더십 글로벌화가 목적석사 과정으로 출발하는 박정희대학원은 개발도상국 지도자를 양성해 세계 빈곤퇴치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이 새마을운동과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을 통해 빈곤에서 탈피한 경험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도국 상황에 맞게 정책을 현지화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것이다. 박정희대학원은 개도국의 빈곤퇴치 및 자립경제기반 구축을 위한 지도자 및 전문가 양성을 위한 특수대학원이라고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의 글로컬라이제이션을 통한 세계 빈곤퇴치를 위한 전략적 선택 연구 및 교육 △한국의 경제개발 전략 및 경험을 바탕으로 개도국의 자립경제기반 구축을 위한 전략적 선택 연구 및 교육 △박정희 리더십 등 빈곤퇴치 및 자립경제 기반 구축을 위한 리더십 연구 및 교육 등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압축성장 방식의 세계화 추진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대한민국의 발전 방식을 전 세계 개도국에 적용해 개도국의 ‘자립지원 원조모델’ 개발 및 실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방식은 국제사회의 기준에 부합하는 새로운 개발협력 모델로서 유엔의 새천년개발목표(MDGs) 달성에도 원용되고 있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개도국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자는 것이다. 현지 지도자 양성을 통한 자립역량 강화는 개도국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강조되고 있다. 이것은 새마을운동의 ODA 사업화 추진을 통한 대한민국 국격 향상과 국내 기업의 세계시장 개척을 통한 인적ㆍ물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국가경제 발전을 이끌어 내겠다는 구상과도 맞물려 있다.◆석사학위 다양한 프로그램
박정희대학원은 ‘자립지원 원조모델’에 대한 학문적, 이론적 연구와 함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두고 있다. 정규과정인 석사과정은 최소 1년6개월이 소요된다. 마지막 학기는 학위청구논문과 함께 관공서나 산업체에서 인턴십 프로그램 수행 등 필드워크와 병행되는 독특한 과정으로 구성된다. 비학위과정인 새마을리더단기과정은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동구권 지역의 공무원, 교수, 정치지도자, 대학원 진학자 등을 대상으로 3개월 미만으로 운영된다. 박정희리더십아카데미는 개도국 지도자 또는 개별 단체의 위탁교육을 실시하며 지역정책과정은 국내 지자체와 맞춤교육 협약을 통한 공무원 위탁교육과정으로, 앞으로 지역정책 학위과정으로 발전될 전망이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