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정시] 연고대 등 주요 대학 최상위권 소신지원 많았다

26일 대학들이 정시모집 원서 접수를 마감한 가운데 최상위권 수험생들은 연세대·고려대 등 주요 대학에 소신 지원한 케이스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개별 학교의 세부 입학전형 방법 차이로 대학마다 경쟁률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났다.

올해 수능의 수리·외국어 영역 변별력이 뚜렷해 최상위권과 중하위권 수험생들이 엇갈린 성향을 보인 것도 특징. 최상위권 학생들을 제외하면 안정 지원 경향도 보여 참고표 하단의 비인기학과 합격 커트라인이 예상 외로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전반적으로 최상위권과 그 외 학생들의 구분이 분명하게 갈렸다" 며 "최상위권 학생들의 주요 대학 상위권 학과 쏠림 현상으로 해당 학과들의 추가 합격이 작년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 연세대 = 연세대는 지난해 정시보다 경쟁률이 올라 4.97대 1로 마감했다. 올해 최상위권 지원자 층이 두터워져 서울대 지원 증가와 함께 가군 연세대도 경쟁률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학과별로는 문화인류학과(16대 1), 노어노문학과(8.08대 1) 등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 고려대 = 고려대는 학과별 모집 인원이 지난해에 비해 줄었다. 추가 합격 가능성이 줄어들어 최초 합격 가능한 성적이 아니라면 지원이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영향으로 전체 지원율도 전년 대비 소폭 떨어진 3.94대 1에 그쳤다.특히 자연계열 지원이 줄었다. 자연계열 우선선발 전형이 수리외국어탐구 평가로 변경된 영향이 있었다. 수리탐구 비중이 커지고 일반 선발 비율은 30%밖에 안 돼 수리탐구 성적이 낮은 수험생들은 지원을 망설였을 가능성이 크다.

◆ 서강대 = 전체 경쟁률 5.46대 1로 지난해보다 상승한 서강대는 경영경제학부 지원이 크게 늘어난 게 특징이다. 비교적 언어 반영 비율이 낮고 수리 반영 비율은 높았기 때문. 따라서 변별력이 낮았던 언어에서 다소 낮은 점수를 받았더라도 수리에서 고득점 하면 만회가 가능했다.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에서 다른 대학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한 점이 경쟁률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자연계열에선 화공생명공학계 지원율이 가장 높았다. 경쟁 대학들과 달리 외국어 반영비율이 높고 탐구 반영비율은 낮아 고득점자의 점수 변별력을 확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성균관대 = 성균관대는 가군(5.53대 1), 나군(6.38대 1) 모두 지난해보다 지원율이 높아졌다. 성균관대는 우선 선발 비율이 주요 대학들 가운데 낮은 편인 50% 선이었다. 내신 성적이 좋은 수험생들이 일반 선발로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판단, 지원자가 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인문계열의 경우 우선 선발을 언어·수리·외국어만으로 선발하고, 일반 선발에서도 탐구 반영비율이 낮아 탐구 과목 성적이 좋지 않은 수험생들의 지원이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문과학계열과 자연과학계열 지원율이 높았던 것은 안정 지원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 한양대 = 한양대는 가군에선 전반적으로 수험생들의 하향 안정지원 패턴이, 나군에선 안정 지원과 상향 지원이 겹치면서 융합전자공학부·신소재공학부·화공생명공학부 등 상위권 학과 경쟁이 치열해졌다.한양대가 수리 반영비율을 5% 높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군에선 수리 고득점자들이 경쟁 대학으로 분산된 반면 나군에선 수리 고득점자들이 안정 지원으로 한양대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 한국외대 = 한국외대는 올해 가·나군 모두 경쟁률이 하락했다. 외국어 반영 비율을 낮춘 데다 올해 수능 외국어 변별력이 낮아진 게 원인으로 꼽힌다. 경쟁 대학과 뚜렷한 차별성이 없어 지원이 분산됐다는 평가다. 가군에선 11개 모집단위에서만 적은 인원을 선발해 수험생들이 섣불리 지원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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