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검진의 힘…癌 10년 생존율도 50%

인사이드 Story - 암환자 100만명 시대…암등록 통계보니

완치율 1위 갑상샘암 빼도 5년 생존율 57.9% 달해
의학발전·금연 등도 영향…췌장암은 생존율 8% 그쳐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보건복지부의 ‘2010년 국가암등록통계’는 조기검사 및 발견, 의학기술 발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손태성 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는 “암치료법이 체계화되면서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절개수술보다 복강경수술이 활발해지면서 암치료 후 환자의 삶의 질도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암환자의 5년(상대)생존율은 1993~1995년 41.2%, 1996~2000년 44%, 2001~2005년 53.7%, 2006~2010년 64.1% 등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가장 흔하고 완치율이 높은 갑상샘암을 제외해도 2006~2010년 생존율은 57.9%에 달했다. 5년 생존율은 암 발생자를 5년간 관찰하고, 암 외의 원인으로 사망할 가능성을 감안해 산출한 것이다. 2001~2005년 암환자의 10년 생존율은 49.4%로, 1996~2000년 40.6%에 비해 8.8%포인트 늘었다.갑상샘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이 높은 5년 생존율을 나타냈다. 간암 폐암 췌장암은 각각 26.7%, 19.7%, 8.0% 등으로 낮았다. 또 여성의 5년 생존율은 73.3%로 남성 55.4%에 비해 크게 높았다.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갑상샘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의 5년 생존율이 99.7%, 91%, 80.2%로 높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99~2010년 연평균 암 발생 증가율은 3.5%였다. 남자의 연평균 증가율 순위는 갑상샘암(25.5%), 전립선암(12.6%), 대장암(6.3%), 신장암(6.0%), 췌장암(0.5%)순이었다. 그러나 간암 폐암 위암은 각각 연평균 감소율이 2.1%, 0.8%, 0.5%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국가 암 관리 사업이 확대 시행된 2000년 이후 암 검진이 보편화되고 흡연율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한편 국가암검진사업 대상 5개 암(위암 간암 자궁경부암 대장암 유방암) 모두 2006~2010년 암 발생자의 5년 생존율이 미국 캐나다에 비해 높거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의료기술이 세계 수준에 달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간담췌암센터는 약물방출성 미세구슬을 이용해 암 부위에 항암제를 투입하는 ‘간동맥화학색전술’의 효과를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김세헌 세브란스병원 교수팀은 인두암 수술에서 3차원 내시경과 로봇팔을 넣어 암을 제거하는 수술법을 개발, 턱뼈 및 후두 손상 없이 암을 제거하고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 없던 최신 암 치료기기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해 폐 간 등 움직이는 장기를 고려해 정확히 암세포만 타격하는 4차원 입체 방사선 치료기 ‘트루빔’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윤영호 서울대 암병원 교수는 “암 환자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해도 운동 식이요법 등 체계적 관리가 필수적”이라며 “특히 암 치료 서울 집중화 현상이 매우 심각한데 지역에서도 적절한 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해성/이준혁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