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진앙지' 그리스, 한국보다 3배 넘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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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글로벌 증시 결산
독일 29%·프랑스14% 상승…저점때 직접 투자 큰손 '대박'
9%오른 코스피 저평가 부각…내년 美·中 경기회복 기대
2012년 글로벌 증시는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 충격을 딛고 비교적 큰 폭으로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대부분의 국가 주가가 유럽 재정위기로 조정이 시작됐던 지난해 8월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유럽 국가의 반등폭이 컸으며 인도와 태국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증시의 상승폭도 두드러졌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유동성 공급에 나서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코스피지수도 9.38% 오르며 비교적 선방했다. 하지만 상승률은 G20(주요 20개국) 중 13위에 그쳤다. 다른 나라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질 경우 2013년 글로벌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및 신흥국 상승폭 커
올해 글로벌 증시의 회복력을 가장 잘 보여준 지역은 유럽이다. 유럽 재정위기의 ‘진앙지’로 지난해 8월부터 연말까지 43.49% 하락했던 그리스 ASE(아테네종합)지수는 올 들어 지난 28일까지 32.47%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이 덕분에 지난해 급락을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해 그리스 주식을 샀던 국내 투자자들은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리스 외에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급등했다. 독일(DAX30)은 29.06%, 프랑스(CAC40)는 14.57% 각각 상승했다. 독일 DAX30지수의 28일 종가는 7612.39로, 재정위기 직전인 작년 7월 말(7158.77)보다 6.33% 오히려 높았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등 유럽 주요국 블루칩으로 구성된 유로 스톡스50도 올해 14.82% 올랐다.이용훈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주식부 과장은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들이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 공조에 나서면서 악화된 투자심리를 진정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머징이나 프런티어 마켓(이머징마켓 바로 아래 단계의 신흥 소형 시장)으로 분류되는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의 상승폭도 컸다. 태국(SET)은 35.76%, 인도(BSE30)는 25.49% 각각 올랐다.
◆코스피, 상대적 저평가 부각유럽 이외의 거대 경제권도 올 한 해 견조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다만 상승률은 유럽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는 5.90% 오르며 글로벌 증시 상승세를 견인했다. 일본 증시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닛케이225주가는 27.15% 오르며 ‘긴 잠’에 빠져 있던 일본 경제가 기지개를 켜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자아냈다. 호주 주가도 13.97% 올랐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곳이 중국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54% 오르는 데 그쳤다. 연중 내내 부진하다 새로운 지도부 출범을 계기로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연말에 강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코스피지수는 9.38% 올랐지만 G20 중 13위에 그쳤다. 일본 독일 호주 등이 모두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탓이다. 이러다 보니 글로벌시장에서 한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이 집계하는 지난 28일 기준 주요국 주가수익비율(PER)을 보면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이 11~12배, 이머징마켓인 브라질과 인도는 각각 10.6배와 14.2배에 형성돼 있다. 반면 한국은 8.5배 수준으로, 9.9배인 중국과 함께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싼 지역으로 꼽혔다.◆2013년에도 상승 전망 ‘우세’
2013년 글로벌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글로벌 증시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는 뉴욕 증시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금융회사 9곳 중 씨티그룹 등 8곳이 S&P지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이 전망한 내년 S&P지수 상승률은 평균 7.2%였다. 여기엔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재정절벽 문제만 넘어서면 뉴욕 증시는 물론 글로벌 증시도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 많다.유럽과 중국 증시 전망도 밝은 편이다.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 데다 중국 경기부양책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