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대전망] 불황에 유가 안정…100弗 내외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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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작년보다 약세 보일듯…금·곡물값은 강세 가능성
석유 구리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은 지난해 초 상승세를 보이다 하반기에 약세로 돌아섰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재정절벽(감세와 경기부양 중단에 따른 경기 후퇴) 우려로 세계 경기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세계 경기 침체로 자원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동 등 자원 부국의 지정학적 불안이 증폭되거나 선진국이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설 경우 자원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두바이유 배럴당 90달러대 하락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3월13일 배럴당 123달러51센트까지 오른 뒤 6월21일에는 93달러77센트까지 곤두박질쳤다. 비교적 큰 폭으로 출렁거린 셈이다. 분기별로 봐도 1분기에는 배럴당 평균 116달러14센트였지만 4분기에는 107달러34센트로 9달러 가까이 떨어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11만배럴 늘어난 9050만배럴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경제 침체로 원유 수요가 상대적으로 둔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세계 주요 에너지 관련 기관들은 올해 국제유가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는 올해 두바이유 가격이 1분기 배럴당 97달러78센트에서 4분기 91달러78센트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은행 한국석유공사 등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도 두바이유 평균 가격이 작년(배럴당 평균 112달러2센트)보다 낮은 100~110달러 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가 대폭 늘지 않고 셰일오일 셰일가스 샌드오일 등 비(非)전통적인 에너지 공급이 늘어 유가가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중동의 정세 불안, 각국의 부양책에 따른 유동성 증가 등으로 유가 상승 요인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 둔화로 금속 가격 약세 전망
구리 알루미늄 니켈 등 경기 변동에 민감한 기초금속 가격은 지난해 2분기 급락세를 보이다 하반기에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구리 가격은 작년 2월28일 t당 8658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4분기 들어 7000달러대에서 움직였다. 알루미늄 가격도 작년 초 대비 3% 하락했다. 올해 구리 광석 생산 증가율은 10%대로 전망되는 데 반해 구리 소비는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니켈 아연 등도 수요 둔화로 공급 초과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각국의 경기 부양책이 가격 상승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대체적이다. 구리의 경우 2009년에 실행된 미국의 제1차 양적완화 결과 142.5%, 2차 양적완화 시기인 2010년 하반기 51.1% 급상승했지만 3차 양적완화가 발표된 지난해 8월 초부터 10월 초까지는 13.7% 오르는 데 그쳤다.
다만 금값은 꾸준히 상승해 온스당 1900달러 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각국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책으로 통화 가치가 하락하는 반면 인플레이션 위험을 피해갈 수 있는 금에 대한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금은 온스당 17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옥수수 대두 등 곡물가격은 공급 부족으로 올 상반기까지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해 6월 말부터 이어진 가뭄 폭염 등 세계 기상여건 악화로 곡물 생산량과 재고량이 각각 전년 대비 3.5%와 10.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