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도전, 도전, 성장의 길 개척"…정몽구 "국민에 행복 주는 모범기업"

기업들 힘찬 출발…희망가를 부르다
불황 돌파·사회적 책임 의지 '불끈'
김창근 "SK '따로 또 같이 3.0' 원년"
이웅열 "너와 내가 한조각" 성공퍼즐 경영
“앞만 보고 열심히 하겠다. 올해 투자도 늘릴 수 있는 데까지 늘리겠다.”

2일 삼성그룹 신년하례식이 열린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올해가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처자식 빼고 다 바꾸자”며 신경영을 선언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입에 이목이 쏠렸다. 그는 ‘올해 경영 구상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간단명료한 화법을 썼다. 이 회장을 비롯한 4대 그룹 총수들은 이날 ‘1등 제품’ ‘미래 신사업 확보’ ‘인재 육성’ ‘사회공헌’ 등을 핵심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새 정부 출범을 의식한 듯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회장은 ‘송구영신(送舊迎新)’을 화두로 내세웠다. 그는 이날 신라호텔에서 열린 시무식에 참석한 1600여 임원들에게 “지난 성공은 잊고 새롭게 시작할 것”을 주문했다. “도전하고 또 도전해 새로운 성장의 길을 개척하는 게 우리의 사명”이라며 “시장은 넓고 기회는 열려 있는 만큼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을 찾아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불황기에 기업 경쟁력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며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며 “삼성의 앞날은 1등 제품과 서비스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재 육성과 현지화의 중요성도 빼놓지 않았다. 이 회장은 “삼성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견제는 심해질 것”이라며 “나라별로 인재를 키우고 현지 문화를 이해해 제2, 제3의 삼성을 건설하는 경영 현지화를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시무식 이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말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사회적 책임은 기업 활동을 하는 한 항상 따르는 것”이라고 답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품질을 통한 브랜드 혁신’과 ‘국민에게 행복을 주는 모범기업’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올해는 질적인 성장을 통해 내실을 더욱 강화하고 미래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 어려움을 극복해나가자”고 했다. 이어 “올해 목표인 741만대를 생산 판매하기 위해 글로벌화된 조직 간에 유기적인 협조 체제를 구축해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자”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시무식이 끝난 뒤 1층 로비에 전시된 전기차 모형과 기아차 K9을 유심히 살펴본 뒤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에게 판매와 수출 현황을 질문하기도 했다.

구본무 "시장 선도하자"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올해 우리의 화두는 시장선도와 철저한 실행”이라고 못박았다. 구 회장은 “이제 1등기업이 아니면 성장이나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게 냉엄한 현실”이라며 “결국 시장선도 상품으로 승부해야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 스스로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새해 첫날부터 중국 출장 중인 최태원 SK(주) 회장은 이날 화상으로 연결해 신년 메시지를 전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 포트폴리오 혁신과 글로벌 경영에 매진하며 서포터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을 대신해 이날부터 SK그룹의 대내외 대표직을 수행하게 된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따로 또 같이 3.0’성공을 위해 ‘따로’의 수준을 더 강화해 그룹 가치 300조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했다.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위기가 상시화되는 불확실한 시장 상황하에서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투자 관리를 통해 내실경영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해외 사업도 적기에 진출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브랜드 가치 제고가 반드시 필요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노력도 게을리해선 안 된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

올해를 ‘가치경영의 원년’으로 선언한다. 가격이 아닌 가치 경쟁을 하겠다. 가치 경쟁은 고객의 성공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다. 한 차원 높은 혁신경영으로 위기극복의 저력을 발휘하자. 독점적 기술력이 획기적인 돌파구를 열 수 있다. 본격화하는 글로벌 경영에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업무 추진에서는 주인의식을 강조하고자 한다.


# 허창수 GS 회장

시련의 시기에는 각 기업의 실력 차이가 분명히 드러나게 된다. 사업환경이 불확실할수록 내실 있는 성장, 질적인 성장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중요한 경영 이슈는 작은 것까지 철저히 관리해야만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선제적이고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경영환경의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현금흐름과 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지난해 실시한 기업 캠페인 ‘소통’으로 기업과 사회 간 신뢰를 형성하고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유가 등 위기를 극복했다. 이 결실을 바탕으로 올해는 이웃과 힘을 보태고 정을 나눠 사회와 나눔의 보폭을 넓히자. 지금까지 갖고 있던 관행, 기득권 등을 다 버린다는 각오로 모든 것을 제로 베이스에서 재검토해 새로운 틀을 가져나가자.


# 강덕수 STX그룹 회장

올해 경영계획의 키워드는 ‘지속가능 경영’이다. 세계 경제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쟁 또한 격화되고 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전사적으로 수주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자. 이익을 극대화하려면 비용 절감에도 나서야 한다. 위기대응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


# 구자열 LS그룹 회장

구자홍 전 회장께서 성장을 주도하고 공동 경영 실천의 아름다운 전통을 세워주셨다. 이제는 LS의 위상에 걸맞은 경영체질과 조직문화를 갖춰 내실 있는 성장을 추구할 때다. ‘새로운 도전, 함께 펼쳐갈 미래’를 새 슬로건으로 확정했다. 경영체질을 개선하고 신성장동력을 계속 발굴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이행할 것이다.
#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세계적인 기업들의 성장사를 보면 열악한 조건을 반드시 극복해내고 말겠다는 조직 구성원들의 뜨거운 열정과 의지가 있었다. 저성장 시대를 대비해 원가절감·기술개발·상품개발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글로벌화·전문화·고부가가치화의 3대 이니셔티브를 가속화하겠다. 각 계열사는 스스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해달라.

# 이웅열 코오롱 회장

올해 경영지침은 ‘성공퍼즐2013’이다. 퍼즐의 어느 한 조각이라도 빠지게 되면 그 퍼즐은 완성되지 않는다. 퍼즐의 각 조각들은 ‘너와 나’이고 너와 내가 한 조각씩 성공의 이유를 만들어 코오롱의 미래라는 큰 퍼즐을 완성하자. 이를 위해 반드시 해내겠다는 자신감으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문제를 끝까지 찾아내 극복하고 혁신하는 근성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진정한 기업은 어려울 때, 남들이 포기할 때 값진 성과를 거두고 경쟁자와의 격차를 벌린다. 2015년까지의 중장기 비전인 ‘성장을 통해 존경받는 기업’ 달성을 위해 전 임직원이 끊임없이 노력해나가자.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올해 경영방침으로 ‘함께 가자’를 제시했다. 고객, 세계, 사회, 임직원들과의 동반 성장에 중점을 둬야 한다. 아시아 미(美)의 정수를 세계에 전파한다는 회사의 소명을 실천하고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자.

# 이석채 KT 회장

올해는 진정한 글로벌 가상재화(virtual goods) 유통그룹으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통신 영역 외에 컨버전스, 콘텐츠, 클라우드 컴퓨팅 등 서비스 매출을 확대해 정보통신기술(ICT) 컨버전스 그룹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자. 지속적인 글로벌 진출로 해외역량을 확보하고 스마트워킹, 공유가치창출(CSV)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국민기업이 될 수 있도록 하자.

#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그동안 준비해온 경영 방향과 계획들을 적극적으로 실천에 옮겨야 하는 ‘실행’의 해다.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무실역행(務實力行)’에 힘쓰자. 마케팅 영역은 획기적인 상품·서비스를 내놓고 고객가치 중심으로 경쟁 방식을 바꿔야 한다. 솔루션, 헬스케어 등 신성장 사업에서도 경영목표를 달성하고 하이닉스와의 시너지, 글로벌 영역에서 ‘작더라도 의미 있는’ 성공스토리를 만들자.

#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지난해 우리가 시장을 흔들고 주도했다면 올해는 비온 뒤 죽순이 땅을 뚫고 나오는 강한 기운처럼 1등을 향해 ‘욱일승천(旭日昇天)’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 ‘탈통신 세계 일등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서비스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자. 세계 최고 네트워크로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을 선도하고, 유·무선이 완전히 결합된 ‘컨버지드 홈’ 서비스를 본격 전개해 1등 브랜드로 재탄생시키자.

#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핵심 과제는 고객 마음속까지 꿰뚫는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시장 선도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임직원 모두가 고객과 시장의 변화에 눈과 귀를 열어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는 빠르게 실행해 LG전자만의 차별화를 꾀하도록 하자. 불필요한 회의나 보고를 없애고 관행적 사고와 행동은 버려야 한다. 개개인이 진정으로 일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일터를 만들도록 노력하자.

#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

진정한 가치 창출과 성장의 원년으로 삼겠다. 혁신경영 체제 운용, 전략투자 강화, 패밀리 협업 구체화라는 세 가지 경영 방침을 수립했다. 우리의 비전은 ‘Challenging towards Global Top Company’다. 철강, 소재, 에너지, 광물·식량, 인프라, 신수종 사업 등 주력 사업 영역을 확정했다. 최고의 인재, 창조적 도전, 신뢰와 협력도 핵심 가치로 삼겠다.

# 남윤영 동국제강 사장

고객중심 경영을 강화하겠다. 고객은 영업 현장에만 있는 게 아니다. 원료는 생산, 생산은 영업 파트가 고객이다. 철강 시장은 만성적인 공급 초과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성과 소통, 책임의식 등으로 극복하자. 각자 맡은 분야서 최고의 전문가가 돼야 한다.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영업, 구매, 생산으로 책임을 명확히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올해 우리의 화두는 시장선도와 철저한 실행”이라고 못박았다. 구 회장은 “이제 1등기업이 아니면 성장이나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게 냉엄한 현실”이라며 “결국 시장선도 상품으로 승부해야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 스스로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새해 첫날부터 중국 출장 중인 최태원 SK(주) 회장은 이날 화상으로 연결해 신년 메시지를 전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 포트폴리오 혁신과 글로벌 경영에 매진하며 서포터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을 대신해 이날부터 SK그룹의 대내외 대표직을 수행하게 된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따로 또 같이 3.0’성공을 위해 ‘따로’의 수준을 더 강화해 그룹 가치 300조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했다.

정인설/윤정현/최진석/정성택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