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주택, 카페거리로 바꾸니 '웃돈 4억'

위례·판교 등 신도시…차별화 통해 몸값 높이기 나서
부동산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공급된 위례신도시 상가주택(점포겸용 단독주택) 용지에 최고 4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최근 이곳에서 공급된 상업용지와 근린생활시설용지가 대부분 미분양되고, 민간 아파트가 일부 미분양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윤병한 상가114 대표는 “최근 신도시 상가주택을 카페거리 형태로 특색 있게 개발해 몸값을 올리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며 “위례신도시 상가주택도 카페거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카페거리 조성 바람6일 위례신도시 주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된 상가주택의 프리미엄은 위치에 따라 1억~4억원 선에 형성되고 있다. 삼면코너의 특A급 필지가 프리미엄 4억원에 거래됐다. 황동인 명품 위례공인 사장은 “보행자전용도로변과 하천변 등 카페거리가 조성될 가능성이 높은 필지들이 가장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상가주택이 인기를 누리는 것은 임대수익이 짭짤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위례신도시 상가주택은 1층에 전체 연면적의 40%까지 상가를 들일 수 있고, 2~4층에 주택 5가구를 배치할 수 있다. 위례토박이공인 관계자는 “최근 동판교 백현동, 서판교 운중천변, 죽전 보정동 등 신도시 상가주택이 카페거리 형태로 개발되면서 10% 전후의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상가주택 공급량이 판교 광교 등 다른 신도시의 절반에 불과하고 입지도 좋아 장기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실제 보정동 카페거리의 임대료(82㎡ 전후)는 보증금 1억원에 월 330만원 전후로, 분당 야탑·서현 상권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상가주택은 일반 상업지역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며 “카페거리로 차별화해 구매력이 높은 수요층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위축 탓에 프리미엄은 높지만 거래는 부진하다. 보유자 중에는 건축까지 생각하는 이들이 많고, 매수 대기자들은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문정동 LBA명문 공인 관계자는 “프리미엄을 5억원까지 붙인 매물이 아직 거래되지 않고 있다”며 “매수 예정자들은 문의를 많이 하지만 선뜻 결정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위례, 상가주택 공급 시작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지난달 중순 경기 성남시 관할구역인 D2-1블록과 D2-2블록에서 상가주택용지 154가구를 원주민을 대상으로 공급했다. 원주민들은 분양받은 용지를 한 번에 한해 전매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중순부터 위례신도시 상가주택의 거래가 시작됐다.이번에 공급된 상가주택은 위례신도시에서 처음으로 공급된 물량이다. 주거전용 단독주택의 공급은 내년 하반기 이후 시작된다.

LH에 따르면 위례신도시에서 공급하는 단독주택용지는 모두 488가구다. 전체 연면적의 40%까지 상가를 들일 수 있는 상가주택(점포 겸용)이 365가구, 주택만 지을 수 있는 주거전용이 123가구다. 이들 단독주택용지는 5곳에 분산돼 공급된다.

다른 신도시와 달리 이들 단독주택 용지는 대부분 위례신도시 원주민에게 돌아간다. 집이나 땅을 수용당해 단독주택을 공급받을 자격이 있는 원주민 숫자가 많아서다. 현재 상가주택 분양자격을 갖춘 원주민은 178명, 주거전용 공급 대상은 236명이다. 허범태 LH 위례사업본부 판매 부장은 “주변 도로 개설 등을 위해 추가로 집을 수용할 예정이어서 공급 대상 원주민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반인들에게 돌아가는 단독주택용지가 거의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성근/정소람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