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리·품질 불량에…중국인 '애플 짝사랑'이 분노로
입력
수정
美보다 판매 가격 23% 비싸애플이 중국에서 연일 수모를 겪고 있다. 각종 품질 결함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데다 제품 가격은 다른 나라에서보다 훨씬 비싸게 책정해 중국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아이폰5는 당나귀 얼굴" 조롱
6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애플의 최신 휴대폰인 아이폰5는 중국 젊은이들에게 ‘당나귀 얼굴’ ‘즉석복권’ 등으로 불린다. 아이폰5의 디자인이 볼품없이 길쭉한 탓에 당나귀 얼굴이란 별칭이 붙었다. 즉석복권이란 이름은 재질이 약해 긁히면 표면에 흔적이 쉽게 남기 때문에 생겼다.최근에는 한 네티즌이 우연히 아이폰5를 깔고 앉았다가 휴대폰이 구부러졌지만 애플 측에서 애프터서비스(AS)를 거부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아이폰5는 외장이 알루미늄 재질로 돼 있어 외부 충격에 약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통화 품질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수신 신호가 갑자기 끊기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는 기사가 계속 보도되고 있지만 애플 측은 묵묵부답이다.
반관영 매체인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아이폰5의 원가는 1039위안(약 17만6000원) 정도다. 하지만 중국에서 처음 판매됐을때 최저 가격은 5288위안으로 원가의 5배가 넘었다. 아이폰 판매가격은 중국이 미국보다 23%나 더 비싸다. 주간지인 국가재정주간은 “애플이 중국의 파트너와 소비자들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3분기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 79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애플 전체 매출의 22.6%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이다. 그러나 아이폰5 출시 시기는 미국보다 3개월이나 늦었다.
애플 제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짝사랑도 식어가고 있다. 아이폰5는 중국에서 출시 첫주에 200만대가 넘게 팔렸지만 예전처럼 밤을 새워가며 사려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최저 가격도 출시 1주일 만에 5288위안에서 4580위안으로 700위안이나 떨어졌다. 요즘 아이폰은 베이징 전자상가에서 4200위안대에 팔리고 있다.
뤼팅제(呂廷杰) 베이징유뎬(北京郵電)대 경제관리학원 원장은 “아이폰5에서는 혁신적 요소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애플의 성공은 앞으로 8년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혹평했다. 작년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4.8%에 불과해 삼성은 물론 중국 업체에도 밀리며 7위에 그쳤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