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가드 리스크' 수혜株 있었네

16일부터 매도 시작
새 벤치마크 편입되는 롯데칠성 등 긍정적
세계 최대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뱅가드의 벤치마크 변경에 따른 주식 매도 물량이 16일부터 증시에 쏟아진다. 9조원가량의 매도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시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를 운용하는 FTSE인터내셔널은 지난 9일 뱅가드가 벤치마크를 변경할 때 사용할 FTSE이머징트랜지션 지수를 발표했다. FTSE이머징트랜지션 지수란 뱅가드의 기존 벤치마크인 MSCI 지수와 신규 벤치마크인 FTSE 지수를 적정 비율로 조합한 것이다. 16일부터 시간이 지날수록 MSCI 지수 비중은 낮아지도록 설계됐다. 뱅가드는 이 지수를 기준으로 16일부터 하루 약 800억원씩 9조2000억원가량의 국내 주식을 내다팔 예정이다. 뱅가드의 주식 매도가 시작되면 국내 증시 전반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근 한국 관련 글로벌 펀드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뱅가드의 벤치마크 변경 과정에서 개별 종목 주가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이 MSCI지수에 편입된 종목과 FTSE지수에 편입된 종목의 비중 차이와 하루평균 거래량 등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벤치마크 변경 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 삼성전자우선주가 꼽혔다. 4056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것이란 분석이다. 하루평균 거래금액과 비교한 자금 유출 규모가 약 15배로 가장 크다.

반면 대신증권우선주 롯데칠성 LG하우시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한라공조 등은 벤치마크 변경 과정에서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다. 심상범 대우증권 대체투자팀장은 “코스피200지수 편입 종목 변경 때 신규 편입 종목이 상승 흐름을 타고 제외 종목은 조정을 받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