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주식으로 상속세 못낸다

바뀌는 세법…이런 것도

현금영수증 확인 신청…1개월서 3년으로 연장
“탈세를 위해 꼼수를 부리거나 소득을 탈루하려는 시도를 차단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백운찬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지난 17일 세법 개정 시행령을 발표하면서 여러 차례 되풀이한 발언이다. 소득 탈루나 탈세를 자주 시도하는 세법상의 허점을 보완했다는 뜻이다. 정부가 특히 중점을 둔 것은 상속·증여세 부분이다. 우선 국내 거주자가 자산을 해외 금융계좌로 옮긴 뒤 외국에 사는 자녀 등에게 이 자산을 상속 또는 증여할 경우에도 과세하기로 명문화했다. 지금까지는 이 부분에 명확한 과세 기준이 없었다. 이 시행령은 올해 1월1일 이후 증여분부터 소급 적용한다.

세금을 금전이 아닌 물건으로 대신 내는 국세 물납 제도도 개선했다. 지금까지는 비상장 주식뿐만 아니라 상장 주식으로도 물납이 가능했으나 이번 시행령에서 상장 주식을 물납 대상에서 뺐다.

반면 종합부동산세 물납 재산 범위는 기존 종부세 대상 토지 및 주택에서 국내 소재 모든 부동산으로 확대했다. 백 실장은 “상장 주식의 경우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한 만큼 팔아서 세금을 내라는 뜻”이라며 “납세자의 책임을 분명하게 하고 세수 확보를 좀 더 확실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시행령은 또 현금 거래를 이용한 탈세를 근절하기 위해 사업자가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았을 때 소비자가 최대 3년까지 발급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현금영수증 발급 신청 기간이 1개월에 불과해 소비자가 물건 구매 후 나중에 현금영수증을 신청하려고 해도 기한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함께 1000만원 이상의 제사기구(그릇 상 등)나 족보 등 가문에서 전해 내려오는 물품을 상속할 경우에도 세금을 물리기로 했다. 그동안 이 부분의 비과세를 악용해 수천만~수억원대의 고가 제사기구를 상속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달 15일로 예상하는 시행일 이후 상속분부터 즉시 적용한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