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에 日관광객 '뚝'…"면세·항공株 실적 우려"

원화 강세에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일본인 고객 비중이 높은 면세점과 항공주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3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일본인 입국자수는 최근 4개월째 하락, 지난해 8월 34만6900명에서 12월 22만7200명으로 대폭 축소됐다. 지난해 12월 일본인 입국자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 줄어든 수치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18일 2년 7개월만에 90엔을 돌파해 일본인 입국자 감소세는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일본인 관광객과 이들의 구매력이 줄어들면서 호텔신라의 실적 기대치는 대폭 낮아진 상태다.

한익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에 호텔신라의 일본인 매출 비중은 40%에서 20%까지 하락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 줄어든 347억원으로 시장 평균 전망치 430억원을 크게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리뉴얼을 위해 서울호텔이 올 상반기 중 객실 및 부대시설 폐장할 예정이며 인천공항 면세점 기본 계약이 다음달 만료돼 임차료 인상에 따른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호텔신라의 실적은 올해 상저하고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화장품 등 고마진 상품 매출 비중이 큰 일본인 고객이 감소하면서 호텔신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5% 줄어든 250억원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 3분기 이후에나 실적 모멘텀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주들도 일본노선 수요 급감에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성 현대증권 연구원은 "화물 수요 회복이 요원한 가운데, 이익 기여도가 큰 일본노선의 수요 급감으로 여객 부문마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분기까지 항공주들의 실적 개선폭은 미미할 전망"이라여 "여객수요의 회복 신호가 확인되기 전까지 항공업종의 주가는 당분간 박스권에서 횡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국내 여행사들과 외국인 카지노주들은 국내 출국자수와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로 지난해 10월부터 내국인 출국자가 고성장하고 있다"며 인 바운드(입국자)보다 아웃바운드(출국자)에 초점을 둬 하나투어, 모두투어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일본인 입국자는 줄고 있지만 중국인 입국자는 지난해 12월 19만5997명을 기록, 역대 12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올해 중국인 입국자수는 전년 대비 22.3% 늘어난 347만명으로 예상돼 외국인 카지노인 파라다이스와 GKL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