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화성공장 불산 누출…1명 숨지고 4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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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시간 늦게 신고…경찰 수사
삼성 "외부 유출은 없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불산 희석액이 누출돼 작업자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했다.
28일 경찰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반도체를 생산하는 경기도 화성공장 11라인 외부의 ‘화학물질 중앙공급시설’에서 밸브관 가스캣 노후화로 불산이 유출됐다. 협력업체인 STI서비스 소속 박모씨(34) 등 5명의 작업자는 이날 밤 11시 밸브관 교체를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불산가스가 두 차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작업자들은 오전 4시50분께 작업을 마치고 귀가했다가 목, 가슴의 통증을 호소해 서울 영등포동2가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박씨는 28일 오후 1시55분께 숨졌다. 함께 작업했던 4명은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경찰은 문제의 불산이 주로 가스 형태로 10ℓ가량 누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에 유출된 불산은 원액이 아닌 희석액이어서 극히 소량이며 유출될 경우 폐수처리장으로 자동 이송되는 구조여서 사외로 유출될 가능성은 없다”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항구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강유역환경청과 경기도 소방본부가 이날 오후 공장 내외부에서 공동으로 실시한 불산 잔류가스 검사에서도 불산은 검출되지 않았다.
불산은 산업용 화학물질로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실리콘 웨이퍼의 불필요한 부분을 녹이는 작업(에칭)에 사용된다. 피부에 닿으면 심각한 화상을 입히며, 상온에서 기체 상태로 있어 눈과 호흡기로 들어가면 신체 마비나 호흡 부전 등을 유발한다.
한편 삼성전자는 사고 발생 15시간이 넘어 경기도청과 경찰, 소방당국의 확인 요청이 들어오자 확인해준 것으로 드러나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불산 누출로 오후 1시30분께 사망자가 발생함에 따라 2시40분께 경기도청에 신고했다”며 “은폐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이와 함께 숨진 박씨가 작업 당시 방제복을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관리·감독이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화성 동부경찰서는 삼성전자와 STI서비스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사고경위에 대해 조사하는 등 법 위반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화성=김인완/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