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환손실 …포스코, 투자 줄인다

고부가 제품·원가절감으로 이익률은 7.8% '최고수준'
포스코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철강 제품의 수요 산업인 조선과 건설산업 침체로 전년보다 3분의 1가량 줄었다.

포스코는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투자설명회인 ‘최고경영자(CEO) 포럼’을 열고 작년 연결 기준 매출이 63조6040억원으로 전년 68조9387억원보다 7.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3조6530억원으로 전년 5조4680억원보다 33.2%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 등에 힘입어 글로벌 철강사 중 최고 수준인 7.8%를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이 3.9%, 중국 바오스틸이 2.8% 수준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사진)은 “지난해 3504만이라는 사상 최대 철강제품 판매 실적을 올렸음에도 글로벌 과잉 경쟁과 수요 산업 침체로 제품가격이 떨어졌고, 원·달러 환율 하락까지 겹쳐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올해 철강 소재 사업에 총 3조5000억~4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5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가 철강 시황 부진 등을 감안해 3조6000억원을 집행하는 데 그쳤다.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ICT 등 계열사의 투자액을 합친 올해 연결 기준 투자비는 7조~8조원으로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목표보다 실제 투자액이 적어지는 면을 감안하면 매우 보수적인 투자계획을 내놓은 셈”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매출 목표도 포스코 개별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 35조6650억원보다 10% 줄어든 32조원으로 낮춰 잡았다. 업계는 올해 철강산업이 맞을 불황의 파고가 높을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불황을 걱정하는 건 포스코만이 아니다. 현대하이스코는 작년 9879억원이던 투자액을 올해 6158억원으로 30% 넘게 축소하기로 했다.

다른 대기업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예년 같으면 1월 초중반에 한 해 투자계획을 발표한 주요 대기업이 올해는 투자 가이드라인을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작년 25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삼성전자의 실제 투자액은 22조9000억원이었다. 올해는 아직 투자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마찬가지다. 올해 자동차 부문에 1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얘기만 흘러나올 뿐 아직까지 계열사별 투자계획을 집계하지 못했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환율 변동이 더해졌고, 세제 혜택 등 새 정부의 기업정책이 아직까지 나오지 않아 기업들이 투자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대훈/이태명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