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세계는] 美 4Q GDP 성장률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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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3분기 성장률을 발표할 때 4분기 성장률은 안 좋게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예상보다 많이 하회했다. 전기비 연율 기준으로 -0.1%다. 전분기 대비 거의 보합 수준이라고 증시에서 표현한다. 이 성장 수준은 당초 예상치인 1.1%보다 상당히 낮다. 오늘 증시상황을 보면 44포인트 떨어졌다.
생각보다는 미국증시가 견실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4분기 성장률이 14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미국경제에 대한 더블딥 시각, 성장률이 떨어질 때 고질적으로 등장하는 비관론이 이번에는 등장하지 않은 것이 하나의 특징이다.
3분기 성장률이 높게 나오고 나서 4분기 성장률은 통계기법상 기저효과라는 표현을 써 성장의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경제지표를 추계하는 방식은 두 가지가 있다. 분기 수준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방식과 전년 동기비하는 방식이 있다. 신흥국 GDP 성장률의 경우 과거에는 전년 동기비 방식을 취했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은 전분기 방식 내지는 전분기 연율 방식을 취했다. 오늘 발표한 -0.1%는 전분기 연율 개념이다.
이는 분수의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다. 분수에서 분자가 동일하더라도 분모의 수치에 따라 수치는 달라진다. 분모가 크면 분자가 동일하더라도 낮은 수치가 나오고 분자가 동일하더라도 분모가 작으면 높은 수치가 나오는 것이다.
기준이 되는 분모에 따라 성장률이 달라지는 모습이 기저효과다. 또 4분기 성장률은 한 달 후에 발표된 것으로 속보치에 해당된다. 한 달 후에 잠정치가 발표된다.
마지막 한 달에 확정치가 발표된다. 속보치에서 잠정치로 수정하는 것도 수정치이고 잠정치에서 확정치로 가는 것도 수정치인데 그 잠정치를 수정치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다. 속보치가 -0.1% 나오지만 잠정치는 올라갈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보통 수출이 부진해 성장률이 떨어지면 이번에는 성장률이 민간소비나 기업의 설비투자 같은 축은 상당히 견실했다. 수출이 부진하고 정부지출이 부진할 때 속보치가 많이 떨어지면 잠정치에서는 반드시 성장률이 올라간다. 한 달 후에는 성장률이 이보다 개선될 것이다.
저점과 정점의 사이에서 회복기, 침체기 등의 비즈니스 사이클이 있다. 우리가 회복기에 접어들었느냐, 쇠퇴기에 접어들었느냐를 판단하는 것은 미국의 전미경제연구소, NBER이다. 월별 수준이나 분기 수준을 그때그때 의미를 크게 부여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것을 이해한다면 크게 부여할 문제는 아니다.
분기지표는 2분기 연속 되느냐, 안 되느냐로 판단한다. 그리고 월별지표는 기저효과가 있기 때문에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월별지표는 대체적으로 3개월 이동평균으로 상황을 판단한다. 이번 4분기의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나왔다. 2분기 연속적인 관점에서 볼 때 미국경제 상황을 판단할 때 굉장히 중요한 것은 올해 1분기 성장률이다.
4분기 성장률이 좋지 않게 나온다고 해도 종전에 유지했던 경제전망치는 그대로다. 왜냐하면 이번 성장의 내역을 보면 수출과 정부지출, 재고가 마이너스 요인이다. 이는 당연한 결과다. 왜냐하면 재정절벽을 앞두고 정부 지출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경제 정부지출의 기여분이 0.5~0.7%p 정도인데 이것을 전혀 쓰지 못했다.
이런 부분을 미국의 성장률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 당연히 정부에서 지출이 되지 않다 보니 기업의 재고는 늘 수밖에 없다. 미국경제의 생명은 결국 GDP의 7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다. 민간소비가 되느냐 여부가 중요한 것이다.
잠재성장과 관련해 기업의 설비투자가 어떻게 되느냐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기업인들이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간소비나 기업의 설비투자는 의외로 상당히 좋게 나왔다.
이것이 전체성장률 -0.1%에 대한 상당히 좋은 질적 성장 패턴이다. 종전 FRB가 유지한 잠재성장 수준 3%에 올해 도달할 것이라는 시각과 CEO를 대상으로 조사해보면 2~4%까지 올해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결국 중간 수준은 FRB가 전망한 3%와 동일하다. 이번에 성장률이 낮게 떨어진데도 불구하고 미국경제의 성장률에 대해서는 질적으로 상당히 바람직한 방향이다. 결국 전망치를 수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러 의미가 있다. 같은 성장률 수준을 놓고 좋게 해석하는 사람도 있고 나쁘게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오늘 -0.1% 나온 것과 관련해 상당히 어둡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좋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상 미국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성장함에 따라 작년 12월 연준회의부터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 종료 문제가 거론됐다.
증시적 측면에서 보면 왜 미국의 4분기 성장률이 안 좋게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증시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을까. 만약 4분기 성장률이 예상치 1.1%보다 월등히 좋게 나와 2% 이상 나왔다면 양적완화 조기 논쟁에도 불구하고 FRB의 회의 결과에서 상당 부분 출구전략 이야기가 나올 것이고 출구전략 이야기가 나오면 그동안 양적완화 정책에서 미국증시가 올라간 부분에 대해 마이너스가 된다.
4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보다 높게 2% 이상 나왔을 때 오늘 증시 모습은 어떻게 됐을까. 이보다 썩 좋아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실상 아직 모든 위기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다. 너무 낙관적 기조로 흐르고 있다. 재정적자, 국가채무 문제는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너무 빨리 개선될 수가 없다.
그런데 이것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가 빨리 돌면 구조적 문제점이 그대로 남아 있고 경제정책의 기조가 확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것도 좋지 않다. 그러므로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빠진 것도 위기를 완전히 극복하는 차원, 지속 가능한 경기회복 기반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그렇게 나쁜 소식은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당히 행운이 있는 것 같다. 최고책임자가 출발할 때 어렵게 출발하는 것이 굉장히 좋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미국경제도 1분기에 금융위기라는 문제를 겪으면서 그것을 극복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2기를 맞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번 집권 2기를 출발할 때 미국경제가 상당히 좋으며 출구전략을 한다면 대통령 입장에서는 할 일이 없는 것이다.
이번에 성장률이 낮게 나왔기 때문에 할 일이 많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정책을 미국 금융위기 입장에서 보다 신경을 쓰는 쪽으로 갈 것으로 본다. 이런 시각이 미국의 워싱턴 정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발표된 이후 미국 오바마 대통령 집권 2기는 고용창출을 우선한다. 성장률을 중시하는 것보다 고용창출을 중시한다. 집권 2기이니 마무리해야 되기 때문에 미국 국민들의 경기회복감을 파고든다는 측면에서는 외형상 성장률보다 고용창출과 같은 민간의 체감경기 개선으로 더 주력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산업정책 측면에서는 리쇼오링 정책이나 수출을 진흥시키기 위한 달러 약세 정책은 그대로 추진할 것으로 본다.
또 오늘 첫 연준회의가 끝났다. 미국의 통화정책 목적은 단순히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보다 고용목표제로 실업률을 6.5%까지 떨어뜨리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미국 성장률의 의미와 고용과의 의미를 잘 봐야 한다. 미국의 목표는 단순히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고용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고용을 증대하면 내일 발표될 고용지표가 상당히 좋게 나올 것이라고 예상된다. 현재 미국경기에 대한 문제를 풀 때는 단순히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 정말로 고용을 창출해 미 국민들의 체감경기를 개선하는지가 중요하다. 이것은 투자심리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것을 잘 보면서 미국경제의 상황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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