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당선인 2題] '명품' 논란 회색가방, 영세업체 수제품

'호미가' 제품 아니다
TV토론 때 들었던 갈색…'아이패드 커닝' 오해받기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핸드백이 화제다. 박 당선인이 최근 구입한 것으로 보이는 국내 한 영세업체의 회색 가죽가방이 명품 브랜드로 ‘오해’를 받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은 3일 “박 당선인에게 직접 확인했더니 ‘아주 작은 영세업을 하는 분이 가게에서 직접 만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조 대변인은 “당선인은 영세한 가게라도 능력을 갖추면 언제든지 발굴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는 의지가 있다. 이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했다.박 당선인은 최근 각종 공개 행사에 오스트리치(표면 엠보싱 가공처리) 디자인의 회색 가죽가방을 자주 들고 나왔다. 이 가방이 100만원을 호가하는 국산 유명 핸드백 브랜드 호미가의 타조가죽 가방인 것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 브랜드는 때아닌 ‘박근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지난 2일엔 현대백화점 본점에 들여 놓은 제품이 완판됐다.

호미가 핸드백을 생산하는 휘권양행의 정윤호 사장은 “호미가 제품 중에 박 당선인의 핸드백과 디자인이 비슷한 게 있긴 하지만 우리 제품은 아니다”며 “주말에 문의가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대선 기간에는 오래된 서류가방을 들고 다녔다. 하나는 정면에 잠금장치가 있는 가방이며, 다른 하나는 지퍼로 열고 닫는 가방이다. 잠금장치가 있는 가방은 대선 TV토론 때 들고 나왔다가 ‘아이패드 커닝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의혹이 일자 박 당선인은 유세장에 직접 가방을 들고 나와 “빨간 가방은 10년도 넘게 들고 다닌 낡아빠진 서류가방으로, 토론 시작 전에 다이얼을 맞춰 서류를 꺼내려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선을 앞두고 전국 재래시장으로 유세를 다니던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잡화브랜드 MCM의 남성용 반지갑을 주머니에서 꺼내 화제가 됐었다. MCM은 김성주 당시 중앙선대위원장이 경영하는 성주그룹의 주력 브랜드로, 김 위원장이 선물한 게 아니라 박 당선인의 소장품이었다.

그보다 훨씬 전인 지난해 1월엔 TV프로그램 ‘힐링캠프’에 국내 브랜드 몽삭의 소가죽 가방 ‘아브르초’를 들고 나와 주목을 받았다. 이 가방은 당초 남성을 타깃으로 만든 서류가방이었으나 ‘박근혜 효과’로 판매량이 늘었다고 한다. 박 당선인은 가방 색깔을 그날의 의상 색상과 맞추는 편이다. 소장품은 대부분 국산 제품이다.

김정은/유승호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