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광고·협찬 안하면 무차별 '보복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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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 언론' 매일경제신문을 고발한다 (1)존경하는 독자 여러분. 한국경제미디어그룹은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글을 여러분께 올립니다. 누가 더 나쁜 언론인지를 다툴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송구스럽지만,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언론 환경에서 저마다 조금씩의 일탈 정도는 용인해온 것이 한국 언론의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 신문·방송업계의 부조리나 비리성 사건을 서로 눈감아온 관행도 있었습니다.
총리 청문회 낙마한 회장 기사 실었다고 한경TV 도넘는 난타
한경TV 前PD 구속 사건 송구합니다
하지만 국내 유력 경제지 중 하나인 매일경제신문의 일탈과 파행을 보면서 더 이상은 그 횡포를 방관할 수 없다고 판단하게 됐습니다. 매경은 지난 2월2일 한국경제TV의 전 PD가 수뢰 혐의로 구속되고, 방송에 출연한 한 증권전문가가 방송 전에 미리 사둔 주식을 추천하는 방법으로 수십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올린 사건을 A1면과 A7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비록 개인 비리라고는 하지만 한경미디어그룹의 중대한 관리 실패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한경미디어그룹은 우선 이 사건에 실망하신 국민과 독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런데 매경이 이번 사건을 개인 범죄가 아닌 한경TV의 조직범죄인 것처럼 유달리 대서특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근혜 차기 정부의 초대 총리로 지명받았던 김용준 전 후보자가 검증 과정에서 자진 사퇴하자 많은 언론은 과거 인사청문회를 전후로 낙마했던 총리 후보자들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한경도 2월1일자 A4면에 관련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문제는 매경의 장대환 회장이 이 기사에 포함됐다는 것입니다.
장 회장은 2002년 김대중 정부의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받았지만 탈세 등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면서 청문회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장 회장이 포함된 기사에 대한 매경식 반응이 바로 상상을 뛰어넘는 무차별적인 공격성 기사였습니다.독자 여러분. 매경은 경영자가 관련된 기사 한 건을 빌미로 지면을 도배질하면서까지 다른 언론사 직원의 개인 비리를 극단적으로 부풀리는 폭력적 편집을 감행한 것입니다. 본지가 지금 이 문제를 굳이 공개하는 것은 매경이 같은 언론에조차 이런 행태를 보인다면 그동안 기업들에 얼마나 많은 폭력적 영업 관행을 보여왔을까 하는 점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수십년간 매경이 보여준 행태는 도를 넘어선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광고나 협찬을 거부하는 기업에 사소한 잘못을 트집 잡는 보복성 기사를 서슴지 않았다는 평입니다. 한 편집 간부가 금융권에 광고 단가 인상을 요구하면서 협박성 이메일을 보냈다가 들통이 난 것은 아주 작은 사례입니다.
자사가 투자한 고양시 삼송지구 주택사업에 홍보성 기사를 남발한 뒤 사업이 여의치 않자 투자금을 돌려 달라며 관련 업계를 무차별로 압박한 것, 2011년 종합편성채널 출범 당시 자본금을 충당하기 위해 출자를 거절한 수많은 기업과 금융사를 돌아가면서 기사로 ‘맹폭’했다는 지적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이 매경의 비상식적 보도 관행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이 증언하고 있습니다.매경은 이를 언론사의 온당한 비판 기능이라고 변명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비판에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고 보도에는 원칙이 있습니다. 광고를 내거나 자본금을 달라고 해서 안 주면 고발성 비판기사를 게재하는 식이라면 이미 언론일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보복이 두려워 있는 사실조차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별탈 없이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적당히 타협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한경은 이제 독자 여러분께 매경의 실상을 파헤쳐 드리고자 합니다. 종편채널까지 확보한 매경의 ‘폭주’를 지금 제지하지 않는다면 장차 언론을 빙자한 ‘거악(巨惡)’이 출현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이 언론을 비판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 드리게 된 점은 정말 죄송합니다. 매일경제신문의 숨겨진 이야기가 향후 한국 언론의 또 다른 발전을 기약하는 거름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