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3차 핵실험] 美 "北 세차례 핵실험은 위협수준 넘은 상태"

오바마, 이틀째 북핵 비난
"더 이상 확산은 용납 못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틀 연속 북한의 핵실험을 비난하고 나선 것은 북핵 문제를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12일(현지시간) “당초 국정연설에서 북한과 관련한 안보 우려 정도만 언급할 예정이었지만 3차 핵실험 강행 이후 북한의 핵실험 도발 내용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비난하면서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무기들의 확산을 막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미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 사태를 대비해 설정해놓은 ‘금지선’의 성격을 말해주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자체를 ‘도발’로 간주해 유엔 안보리 차원이나 자체적으로 취할 수 있는 강한 제재를 추진하겠지만 이미 예견된 사태에 맞게 적절한 대응을 취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쳤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이 이미 세 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의 핵 능력을 현실적으로 수용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는 지난달 31일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에 대해 ‘위협 수준을 넘어선 상태’라며 ‘실질적인 핵 파워’라고 규정했다. 미 정부는 그동안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을 극도로 피해왔다.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을 근간으로 하는 국제적 비확산체제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 미뤄보면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위험한 무기들의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을 강조한 것은 사실상 핵능력을 보유하게 된 북한에 대해 더 나아가는 다음 단계의 행동, 즉 확산 행위를 절대 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