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저축銀 뱅크런 가세' 논란

새 장관후보 검증 시작

영업정지 전 2억원 인출…현 후보 "만기돼 출금"
이동필·서승환, 병역 면제…윤상직, 농지법 위반 의혹
지난 주말 사이에 새정부의 내각 인선이 완료되면서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할 국무위원에 대한 본격적인 언론 검증이 시작됐다. 특히 재산과 병역 등 기본적인 검증 항목에서 결격 사유가 드러나는 후보자들이 적지 않아 향후 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 정부의 경제부총리로 내정된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에 대해선 투기 논란, 저축은행 뱅크런(대량 인출사태) 가세 등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투기 논란은 현 후보자의 부인이 보유하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정자동 파크뷰아파트(전용면적 182㎡)에 대한 것이다. 현 후보자는 이 아파트를 2001년에 매입한 뒤 2005년 입주했는데 당시 파크뷰아파트는 특혜분양 시비와 함께 가격이 급등했다. 해당 아파트는 이른바 ‘버블 세븐’지역에 위치한 것이기도 하다.저축은행 뱅크런이 있었던 2011년 솔로몬저축은행과 경기솔로몬저축은행 등에서 2억원을 출금한 데 대해서도 시비가 일고 있다. 당시 김석동 금융위원장 등 고위관료들이 예금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오히려 저축은행에 예금했던 것과 대조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 후보자는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없이 예금 만기가 도래하면서(2011년 4~10월) 3개 예금을 출금했다”고 해명했다.

현 후보자는 또 1998년에 구입한 서울 반포동 아파트(140㎡)를 2005년 딸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증여세를 회피하려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당시 아파트를 담보로 3억3000여만원을 대출받아 부채를 함께 증여한 것을 놓고 ‘증여세를 탈피하기 위한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당시 아파트의 기준시가는 약 12억원으로 원래는 2억8000여만원의 증여세가 부과되지만, 대출금이 포함돼 1억7000여만원만 냈다. 1억원가량의 세금을 줄인 셈이다.

이동필 농림축산부 장관 후보자는 대학생 시절 폐결핵에 걸려 병역 면제 판정을 받은 게 논란거리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도 어렸을 적 앓은 소아마비 후유증 때문에 제2국민역 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됐다. 수십억대 재산을 보유한 후보자들의 재산 형성 과정도 인사청문회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작년 3월 36억8472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본인과 배우자, 어머니 명의로 4개의 건물 등 모두 31억5700여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2012년 5월 51억7500여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배우자 명의로 15억원 상당의 30평대 아파트, 본인 명의를 합쳐서 20억원대 아파트 전세권 2개 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1998년에 산 인천 부평 땅이 2006년 주택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돼 땅값이 두 배 가까이 오르면서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18억3000여만원의 재산을 보유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경남 김해에 갖고 있는 밭 3필지 3372㎡의 농지법 위법 여부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유미/김주완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