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KAIST 총장, 퇴진 후 어디 가지 … 7년 대학개혁 실험 공과는


대학 개혁 vs 불통 논란 '뚜렷한 공과'

22일 KAIST 학위수여식을 끝으로 물러나는 서남표 총장(사진)이 25일 곧바로 미국으로 돌아간다.서 총장은 별도의 퇴임식 없이 교직원들에게 전달한 이임사를 통해 "조국으로 돌아와 7년여 동안 KAIST를 세계 최고의 연구대학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동안 KAIST는 크게 발전했다"고 자평했다.

서 총장은 △우수 교수진 대거 확보(350명 신규 임용)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세계 10대 유망기술' 에 선정된 온라인전기자동차(OLEV) 개발 △교수 테뉴어(정년보장) 제도 개선과 성과중심 임금체제 도입 △역대 최다 기부금 모금 등을 임기 동안의 성과로 꼽았다.

그는 또 '철밥통' 이라 불리던 교수사회 개혁뿐 아니라 100% 영어강의 시행, 차등적 등록금제 도입 등 학생교육에도 변화 바람을 불러일으켰다.서 총장은 "KAIST를 세계 최고 연구대학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학교 행정·교육·연구·학사 제도에서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며 "오늘날 KAIST는 인적 자원과 연구·교육·재정적 측면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의 연이은 자살 등으로 독선적 대학 운영이란 비판을 받은 것과 관련해선 "그 과정에서 다소 성장통을 겪었고,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힘들었던 때도 있었지만 '보다 나은 KAIST의 미래를 위한 과정이었다' 고 위안한다"고 말했다.

재미 공학자인 서 총장은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로 있던 2006년 KAIST 총장으로 영입됐다. 취임 후 대학에 경쟁 개념을 도입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 '대학개혁의 아이콘' 으로 큰 주목을 받아왔다. 성과를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했으나 이후 잇따른 학생 자살로 '불통(不通) 리더십' 논란을 낳았다.결국 서 총장은 지난해 10월 사의를 표한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이날 물러났다. 자진 사퇴 형식을 택했으나 사실상 불명예 퇴진 절차를 밟으며 공과가 뚜렷한 인물로 남게 됐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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