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지금 여풍당당] 하키선수 출신…스포츠마케팅 한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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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오츠카 첫 女임원“포카리스웨트 자판기가 박살나는 장면이라 ‘이미지 망가진다’고 윗분들 반대가 심했어요. 하지만 임팩트 강한 장면이란 확신에 설득을 거듭했고 다행히 흥행이 잘 됐죠.”
이진숙 커뮤니케이션 실장
최근 동아쏘시오그룹 인사에서 이사대우로 승진한 이진숙 동아오츠카 커뮤니케이션실장(45·사진)은 “간접광고(PPL)의 개념조차 낯설었던 1990년대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1999년에 개봉한 영화 ‘쉬리’에서 포카리스웨트 자판기가 무더기로 등장하는 축구장 총격 장면은 입사 7년차 때 성사시킨 대표작이다.내부 승진한 여성 임원이 손에 꼽을 정도로 보수적인 식음료업계에서 그는 입사 21년 만에 ‘별’을 단 여성 임원이 됐다. 동아제약을 포함한 이 그룹 전체에서도 사상 첫 여성 임원이다. 이 실장은 1992년 입사해 스포츠 마케팅, PPL 등 브랜드 홍보 분야에서 한우물을 판 마케팅 전문가다. 이 실장은 “임원은 ‘임시직원’이란 말도 있듯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더 어려운 길에 들어선 셈”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때 필드하키를 시작, 경희대 체육교육과 진학 후 국가대표를 단 그는 1989년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해 선수 생활을 접었다. 대입 재수 시절 ‘미용실 원장님’에 이끌려 출전한 미스코리아대회에서 ‘미스 탤런트’로 입상해 방송 활동도 했다.
“입사 초기만 해도 결혼하면 퇴사하는 분위기였고, 특히 저는 ‘미스코리아 출신이니 금방 나갈 것 아니냐’며 선배들이 더 고된 일을 줬어요. 방송사, 영화사, 행사장을 돌며 많은 사람에게 ‘영업’을 하다 보니 힘든 일도 많았죠.”동아오츠카가 프로농구, 프로야구, 국제마라톤 등의 공식 협찬사여서 그 또한 주말을 1년 내내 반납하는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